추석 고향 가는 길. 시원스럽게 도로를 내달리다보면 배고픈 줄도 모르겠지만, 우리네 귀성길이 언제 그리 호락호락했던 적이 있던가. 긴 여정에 허기가 지는 건 당연지사. 한 끼 식사 정도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왕 먹는 거라면 맛있는 걸 먹자’ 생각해 보지만, 사실 휴게소 음식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없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 내듯 반복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음식을 바라보면, 차라리 간단하게 인스턴트 음식으로 해결하자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는 것이 힘. 각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특화음식이 존재한다. 한국도로공사는 해마다 ‘맛자랑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유인 즉 지역에 산재한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지역특화음식을 자체 개발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올해 지역예선이 이달 말쯤 열린다고 하니 어떤 새로운 음식이 개발될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출품작들이 있지 않나. 지난해 맛자랑 경연대회 56개 출품작 중 충청권 고속도로 휴게소의 대표음식 10개를 만나 보자.

◆홍성, 고등어조림정식
홍성휴게소(상행선)는 서해안 지역 특성에 맞게 생선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고등어는 단백질 외 여러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DHA는 뇌의 발달과 활동을 촉진시키고 유연성을 높여준다.

싱싱한 고등어와 묵은지를 이용해 칼칼하고 비린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진정한 밥도둑이라 할 만 하다.

 

◆대천, 해물짬뽕밥
대천휴게소(상행선) 역시 지역 특색에 맞게 해물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휴게소측은 푸짐한 해물과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이 귀경길 교통체증에 달아난 입맛을 되찾아 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바다와 인접한 지역적 특성상 신선하고 다양한 해물을 우려낸 국물 맛이 일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예산, 사과돈까스파스타
충남 ‘예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사과’다. 예산휴게소(대전방향)는 사과를 이용한 퓨전음식으로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돼지등심 수제 돈가스에 사과소스가 곁들여진 음식이다. 후식으로도 지역특산물인 예산사과가 함께 나온다. 맛과 향, 영양이 골고루 조화된 음식이란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공주, 베이컨김치볶음밥
공주휴게소(당진방향)는 언뜻 평범해 보이는 김치볶음밥을 대표음식으로 내세우고 있다. 누구나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음식인 만큼,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승부를 걸었다.

베이컨김치볶음밥은 김치의 깔끔한 맛과 베이컨의 고소한 맛이 어울려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워 남녀노소가 모두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핵심은 김치의 식감을 살릴 수 있도록 조리하는 것이라고 휴게소측은 귀띔했다.

 

◆신탄진, 뚝배기 동태탕
신탄진휴게소(서울방향)는 싱싱한 동태와 야채가 듬뿍 들어있는 뚝배기 맛을 내세우고 있다. 바로 동태탕이다. 먹어 본 사람들은 얼큰하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화물차 기사 등이 이 휴게소를 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맛으로 승부하지 않을 수 없다. 동태탕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오창, 해물볶음우동
지난해 충청지역 맛자랑경연대회 1위에 빛나는 음식은 오창휴게소(하남방향)가 판매 중인 해물볶음우동이 차지했다. 일식집에서 맛 볼 수 있는 야끼소바가 바로 해물볶음우동이다. 여기에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매콤한 맛을 가미했다는 것이 휴게소측 설명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오징어와 키토산을 많이 함유한 새우를 넣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매콤한 소스를 넣어 맛의 묘미를 살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음성, 오리 묵은지 치즈가스
음성휴게소(하남방향)에 가면 충북 음성군 전통특산물인 오리고기를 이용한 특화 음식을 만날 수 있다. 휴게소측이 메뉴를 자체 개발해 판매중인 음식으로 스테미너에 좋은 대표음식으로 손꼽힌다. 오리와 묵은지의 절묘한 만남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오리 고기는 알카리성 불포화지방산 식품으로 동맥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몸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성, 물냉면
안성맞춤휴게소(충주방향)가 판매하고 있는 매콤 시원한 물냉면은 여름 철 별미 중 별미다. 여름이 다 지나갔지만 귀경길에 지친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줄 음식이다.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휴게소측은 바로 뽑아낸 쫄깃한 면발로 씹는 맛이 좋다고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죽암, 장터능이소고기국밥
죽암휴게소(부산방향)는 내륙과 산악지형의 특성에 맞게 버섯과 소고기로 듬뿍 영양을 담아냈다. 아침해장, 점심영양, 저녁엔 부담 없는 메뉴로 소고기와 능이버섯의 영양은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훌륭하다. 맵다고 표현할 수 없지만, 칼칼하다 싶을 만큼 깔끔한 맛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표음식이다.

 

◆속리산, 김치 순두부찌개
속리산휴게소(청원방향)의 맛자랑 경연대회 출품작이기도 한 김치 순두부찌개는 국내산 파주 장단콩으로 직접 순두부를 매장에서 제조해 순두부의 고소한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오랜 시간 숙성된 김치는 아삭하고 시원하게 순두부의 맛과 어우러져 깔끔하고 독특한 맛을 낸다. 건강식품인 콩의 유익성은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김재중 기자 jjkim@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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