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야구 경기 도중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의료진의 부재로 20분 동안 방치됐다.
지난 11일 열린 고교야구 주말리그 대회 진영고와 부천고의 경기 중 뜬공을 잡으려던 진영고 좌익수와 유격수가 서로 충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한 명인 진영고 A군은 안구 골과 턱 등 얼굴 부위 일곱 개 부위가 골절됐고, 치아 5개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충돌 직후 두 선수는 통증을 호소하며 일어서지 못해 바로 구급차가 야구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해당 구급 차량에는 응급 구조 자격증을 소지한 구조사가 없었고 구급차 운전기사만 있어 제대로 된 응급조치도 시행되지 못하고 병원 이송도 지연됐다.
결국 의료진 없이 구급차 운전기사가 A군의 피를 닦는 등 초동 조치만 취했고, 진영고 체육 교사인 야구부장이 A군의 머리를 드는 등 옆에서 도왔다.
진영고의 감독은 “경기를 하는 날에 구조사 및 간호사 한 분이 항상 계셨다. 다만 이날엔 보지못했다”며 “당시 구급차 운전자가 ‘지금 이송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며 심각한 상황에도 병원 이송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A군은 병원소견 결과 얼굴 뼈 골절로 인해 뼈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며 A군의 심각한 부상 상황을 설명했고 “경기 감독관이 경기 시작 전 구급차 이송자에 대해 확인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관할 야구협회는 “당시 경기 시작 전 매뉴얼대로 응급차 배치를 확인했다. 다만 매뉴얼 상 인원이 몇 명인지 확인하는 것은 없었다”며 반박했다. 또 “해당 구급차 운전자가 구조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거짓말 했다. 향후 사고 방지를 위해 매뉴얼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지난 2000년 경기 중 호흡 곤란으로 쓰러진 후 응급 대처가 안 돼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2010년 작고한 故 임수혁이 재조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