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구 충남농업기술원 구기자연구소 재배이용팀장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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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자는 옛 문헌에 의하면 ‘옛날 하서(河西)에 가던 신하가 16, 17세가량의 여인이 백발의 80∼90세 되어 보이는 늙은이를 매질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연유를 물으니, 젊은 여인이 늙은이를 가리키며 “이 아이는 내 셋째 자식인데 약을 먹을 줄을 몰라서 나보다 먼저 머리가 희어졌소”라고 하였다. 여인의 나이를 물었더니 395세라 하였다. 이에 사신이 말에서 내려 그 여인에게 절한 다음 그 약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여인은 구기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사신이 돌아와서 그 법대로 만들어 먹었더니 300년을 살았다’라는 일화가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지봉유설·농암집(農巖集)·산림경제·고사십이집(攷事十二集)·규합총서(閨閤叢書)·양주방 등에 효능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구기자는 자양, 강장, 보혈, 지갈, 보정, 두통, 어지럼증 등에 효과가 있으며 맛은 달고 성질은 차며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시력 및 몸이 허약하여 생기는 병을 다스린다고 전해진다.

구기자의 주요 기능성 성분으로는 betaine, zeaxanthin, β-sitosterol, physalien choline이 있으며 그 외 비타민A, B1, B2, C 및 칼슘, 인, 철, 니코틴산, 아연 등의 다양한 영양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성분으로 알려진 것이 betaine과 zeaxanthin이다.

국내에서는 구기자 뿌리껍질을 지골피, 잎을 구기엽, 어린순은 천정초, 열매는 구기자로 통용되어 인삼, 하수오와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겨져 주로 한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구기자의 다양한 기능성에 관한 연구들이 보고되면서 생면, 고추장, 요구르트, 인절미, 쿠키, 전통주 등 식품에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생과로 주스나 유제품의 첨가물 등으로 가공식품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생과로 이용시 구기자 특유의 아린맛 때문에 섭취 시 거부감을 줄 수 있어 아린맛이 제거된 제조방법이 필요하다. 아린맛은 쓴맛과 떫은맛이 혼합된 맛으로 가공식품의 품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그 원인은 alkaloid, aldehyde, glucoside, sapotoxi, 효소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기자의 아린맛 때문에 대부분 건조한 열매로 이용되고 있으나 생과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가공식품 개발이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다.

구기자는 쓴맛, 떫은맛, 신맛 등으로 인해 그동안 생과나 생즙으로 활용되지 못했지만 최근 구기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당도가 23.4brix°의 일반 과일과 같은 고당도 맛을 내는 새로운 신품종 ‘청감’이 개발되었다. 청감은 당도가 높고 씨가 적으며 유리당 함량뿐만 아니라 지표성분인 betaine 함량이 월등히 높아 생과로 활용할 수 있는 주스나 샐러드 등 가공용으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대비 구기자 가격은 코로나에 따른 소비감소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건구기자, 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보조재료로만 소비되고 있어 소비계층 확대 및 안정적인 판로개척을 위한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구기자는 인삼이나 도라지처럼 인지도가 높은 작물이나 한약재라는 인식이 강해 소비계층이 주로 50~60대에 편중되어 있으며 소비제품도 주로 차나 티백으로 나타나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가공식품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구기자 상품화 및 마케팅 방향은 구기자와 연관한 효능(간 건강, 심혈관 건강 등)을 기반으로 한 소비 활성화를 추진하여 휴대용이성을 강화한 RTD(Ready to drink) 형태의 제품과 기능성을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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