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콘텐츠, ‘정선아리랑’ 뮤지컬

▲ 정선 아리랑을 주제로 한 뮤지컬 '아리아라리'를 공연하는 정선 아리랑 센터

코로나 기간 중 국내 각 지자체에서 준비한 지역관광 프로그램은 다양했다.

이런 가운데 3년 만에 열리는 하늘길이라 올 여름 외국여행 수요는 폭발적이라 한다. 항공료도 크게 인상되었고 패키지요금 역시 상당히 올랐지만 이른바 ‘보복여행’ 심리에서인지 예약률이 크게 증가하였다.

중국여행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그 사이 다양한 지역으로 관심 범위가 넓어졌다. 중남미 상품이 남극 가까이까지 답사하는 코스로 확장되었는가 하면 유럽지역 덜 알려진 나라며 인도양 섬 여행도 등장했다.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이용하는 고가의 상품도 늘었다. 해외여행 자유화 35년째, 1989년 첫 해 등장했던 동남아 3박5일 399,000원 상품이 여전히 팔리는 지금의 해외여행문화를 선진화하는 관건은 결국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일 듯싶다.

코로나 터널을 거치면서 새롭게 눈을 뜨게 된 우리국토의 아름다움, 곳곳에 산재한 수려한 풍광과 별미, 특산품 그리고 흥미로운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은 국내관광의 소중한 자원이다.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더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 즐기면서 소비하도록 이끄는 주체는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이고 지원임무가 부여된 지자체 그리고 관련 기관단체일 것이다.

국내관광의 핵심이 지역경관과 특산물 그리고 유무형의 콘텐츠라면 최근 방문한 강원도 정선군의 관광마인드는 인상적이었다. 접근성이 수월치 않지만 정선5일장이 열리는 2일, 7일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정선아리랑열차가 도착하는 정선역 그리고 KTX가 정차하는 진부(오대산)역에서 출발하는 투어버스를 탔다. 적절히 강원도 사투리를 섞은 살가운 환영 인사와 지역설명을 듣는 사이 정선5일장에 도착한다. 전국적 지명도를 확보한 정선5일장에서 한 시간 남짓 쇼핑과 개별 점심식사 후 인근 아리랑센터<사진>로 이동하여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아라리’를 관람했다. 공연을 관람하지 않을 경우 동강으로 이동하여 산책을 한다.

‘아리아라리’는 정선아리랑을 모티브로 제작한 뮤지컬로 출연, 제작진 대부분이 지역출신 인사로 구성되었다. 아리랑센터는 대도시 공연장 못지않은 규모와 시설로 음향, 조명장치 특히 대규모 무대 활용이 인상적이었다. 정선 출신 목수가 경회루 중건을 위해 한양으로 떠난 뒤 겪게 되는 이야기를 노래와 춤,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중국 장예모 감독이 각 지역 명소 곳곳에서 자연환경을 무대로 엮어내는 여러 편의 야외 총체극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데 정선의 경우 실내공연이어서 날씨와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현대식 시설에서 쾌적한 관람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공연관람료 5000원을 다시 지역상품권으로 되돌려줘 지역에서의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는 아이디어도 참신하다.

앞으로 계속 다양한 스토리 변화와 개편으로 재방문을 유도해야겠지만 근래 관람한 공연 중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전국 각 지역에 산재한 고유한 설화와 전설, 미담, 인물 스토리, 특산물에 얽힌 이야기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공연으로 무대에 올렸으면 한다.

‘아리아라리’ 관람 후 평창올림픽 스키경기가 열렸던 가리왕산으로 이동하여 케이블카를 탑승한 뒤 다시 열차시간에 맞추어 역으로 가는 코스는 여느 도시 시티투어와 비슷한듯하면서도 나름 차별화를 꾀한 인상적인 일정이었다.

각 지역이 선의의 경쟁으로 이런 관광콘텐츠를 1박2일, 2박3일, 그 이상의 일정으로 다양화하여 해외관광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고 지역홍보와 경제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매진하면 좋겠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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