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태 충남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답작팀장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20년 기준 20.2%로 쌀과 서류를 제외한 대부분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농경지는 154만 7000㏊로 1975년 224만㏊ 대비 30.9%(69만 3000㏊) 감소했고 그 중 논 면적은 130만 6000㏊에서 78만㏊로 38.9% 줄었으며 농경지이용률은 1972년 140.4%에서 2021년 107.3%로 단작 위주의 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이모작 활성화가 필요하다.
논에서 밀과 같은 동계작물을 수확 후 벼를 재배하는 논 이모작은 전남 등 남부지역에서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충남과 중부지역에서는 동계작물 수확 후 재배하는 조생종 벼의 수확시기가 늦어지면 가을에 동계작물 파종작업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한요인이 된다.
충남지역에서 논 이모작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동계작물 파종 전 충분한 작업기간 확보가 필요하므로 조생종 벼 품종보다 생육기간이 더욱 짧은 극조생종 벼가 유리할 수 있다.
극조생종 벼를 이용한 이모작은 논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작물 재배를 통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향상시켜 곡물자급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만생종 벼 품종에 비해 극조생종 벼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쌀 생산 과잉에 따른 정부의 쌀 수급 조절 측면에서도 장점이 될 수 있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벼 분야에서도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벼 재배 시 담수하는 기간을 줄여 메탄가스 발생량을 줄이는 물관리 방법이 농업 현장에서 실천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1992년 리우 기후변화 협약과 2015년 파리협정으로 신기후체제가 채택되어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한 기후변화 예측, 대응 등 포괄적인 기후 합의에 이르렀다.
기후체제는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 것인지 자발적으로 설정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시대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협정문 서문에 ‘식량안보’ 관련 조항을 넣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이 1.8℃ 상승했고 이에 따른 재배적지 변화는 1℃ 상승할 때마다 97㎞ 북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0년 대비 2050년에는 2℃, 2100년대에는 4.2℃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시 한반도 아열대화는 급속히 확산될 것이며 기상이변으로 가뭄, 폭염, 홍수 등 농업재해가 빈번해지고 돌발해충 출현으로 농업 생산성은 크게 감소 될 것을 예상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벼 연구팀은 본답에서의 담수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메탄가스 발생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극조생종 ‘빠르미’ 벼를 2018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벼 생육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농업용수와 농약, 비료 등 농자재 사용량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충남도청 기후환경정책과로부터 기후변화 적응 우수작물로 2019년 선정되었다. 극조생종 벼의 짧은 생육기간은 다양한 작물과의 이모작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빠르미’ 벼 이앙시기(4월 중순부터 8월 상순)에 따른 생육특성과 수확시기를 구명하여 농업 현장에서 계획적인 영농을 추진할 수 있도록 농업기술원 홈페이지와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였고 올해는 천안 등 6개 시군에서 극조생종 벼를 이용한 이모작 활성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은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우수 품종 육성에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물론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이모작 체계를 비롯한 농자재, 노동력 절감 등 저에너지 투입 재배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정부 시책에 발맞추어 단작 위주의 중만생종 벼 재배에서 극조생종 벼를 이용한 다양한 이모작 활성화를 연구하고 메탄가스를 비롯한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는 농사 방법 등 농업기술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부지방에서 이모작이 가능한 극조생종 벼 육종에 성공하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곡물자급률도 향상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농업을 선도하고 혁신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연구개발에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