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 두오모광장 전경

밀라노의 중심인 두오모 성당과 스카라 극장 광장까지는 차 없는 거리처럼 이어지는 가로공원인데, 이곳에 1861년 이탈리아를 통일한 비토리오 에마뉘엘 2세(Vittorio Emanuele II : 1820~1878)의 청동 기마상이 밀라노 대성당을 향하여 바라보고 서 있다. 가로공원의 끄트머리인 스카라 극장 광장에는 르네상스 3대 화가 중 하나인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 1519)의 동상이 있다. 밀라노 대성당에서 에마뉘엘 2세 청동 기마상을 바라로 때 오른쪽에는 주세페 멘고니의 설계로 1877년에 완성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Galleria)가 있다.(비토리오 에마뉘엘 2세에 관해서 2023. 3. 19. 로마 베네치아광장 참조)

갤러리아
갤러리아

갤러리아란 이탈리아어로 ‘두 건물 사이의 천장이 존재하는 보행자용 길’이라는 뜻인데, 사실 두오모 성당 근처를 걷다 보면 갤러리아가 엄청 많다. 전체적으로는 십자가형 골목과 십자가가 만나는 중앙에 유리로 만든 커다란 둥근 천장이 있고, 회랑 바닥에는 4개의 동물이 모자이크된 에마뉘엘 2세 갤러리아는 특히 가운데 황소자리에 있는 황소의 생식기를 발뒤꿈치로 밟고 한 바퀴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있다. 아름다운 아치형 유리 천장의 아케이드는 오늘날 우리나라 시골 읍 지역의 재래시장에도 설치될 만큼 흔한 유리로 만든 아치형 터널이지만, 150여 년 전 눈비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쇼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설이었다.

에마뉘엘  2세 기마상 전면
에마뉘엘 2세 기마상 전면
에마뉘엘 2세 갤러리 입구
에마뉘엘 2세 갤러리 입구

밀라노는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12세기부터 가죽으로 만든 갑옷 산업이 발달했는데, 밀라노 갑옷은 당시 최상품으로 인정받았다. 13~14세기에는 양모(羊毛) 무역이 번성하고, 15세기에는 비단생산으로 번성하고, 16세기에는 베네치아와 피렌체처럼 사치품 생산이 발달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 결과 합성섬유·면직물·목제품·화학제품·기계류를 중심으로 수출 무역이 활발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쇼핑센터인 이곳을 ‘밀라노의 응접실’이라고도 한다. 생산·교역과 더불어 교통의 편리성으로 밀라노의 지하철 두오모 역도 이곳에 있으며, 이탈리아 최대의 도매시장이 있다. 세계 패션 산업의 중심지로서 프라다, 몽클레르, 보테가 베네타, 에트로, 아르마니, 돌체 앤 가바나, 발렌티노, 베르사체,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명품 본사가 밀라노에 있으며, 매년 4월 밀라노 국제견본무역박람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유명 레스토랑, 카페, 명품관들이 즐비하다.

다빈치 동상
다빈치 동상
스카라 극장 앞 분수
스카라 극장 앞 분수

한편, 스카라 극장 광장에는 르네상스 3대 화가 중 하나인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 1519)의 동상이 있다. 피렌체 출신인 다빈치는 20살 되던 1472년 피렌체의 화가 길드 조합에 가입하여 작품 활동으로 명성을 날리자, 30살이 되던 1482년 밀라노 대공 루도비코의 초청으로 밀라노에 가서 1499년 루도비코가 실각할 때까지 17년 동안 그의 전속 화가이자 건축 및 군사, 수력․기계 공학자로 일했다. 이때 그는 시칠리아 갈레라니를 그린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Lady with an Ermine)을 비롯하여 악사(Musician), 제단화로 그린 2점의 암굴의 성모상(The Virgin of the Rocks),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 수도원의 식당에 그린 최후의 만찬(1495~97), 밀라노 카스텔루 스포르체스코에 있는 천장 장식화(1498) 등 그림은 단 6점에 불과했고, 그는 건축과 공학에 집중했다고 한다.

다빈치
다빈치

프랑스가 밀라노를 점령하자 피렌체로 돌아온 다빈치는 1503년 베키오궁에 가로 17m×세로 7m나 되는 대형 ‘앙기아리 전투’의 그림을 3년 동안 그렸는데, 이 무렵에 유명한 모나리자(Mona Lisa)도 그렸다. 1506년 그는 다시 밀라노로 갔다가 60세 되던 1513년 교황이 된 메디치가 레오 10세의 형제인 줄리아노의 추천으로 로마로 갔다. 그러나, 브라만테가 성베드로대성당을 짓고, 라파엘로가 교황의 새 저택에 그림 그리는 것만 지켜보다가 3년 만에 되돌아왔다. 오랫동안 밀라노에서 활동했던 다빈치의 동상은 스카라 극장의 광장에 세웠는데, 동상 아래 네 명의 인물상은 그의 제자라고 한다(다빈치에 관하여 2023. 6. 7.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참조).

스카라극장
스카라극장
스카라극장 관람석
스카라극장 관람석

또, 두오모 광장에서 메이르 칸 광장 쪽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무대인 스칼라 극장이 있다. 1778년 신고전주의 선구자인 주세페 피에르 마리니가 세운 스카라 극장은 세계 최대 극장 중 하나로서 푸치니, 로시니, 베르디 등 세계적인 작곡가들이 스칼라극장에서 작품을 처음 공개했다. 소리가 가장 울려 퍼지기 쉬운 구조로 설계된 모든 오페라 가수가 오르기를 꿈꾸는 무대이기도 하며,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공습으로 파괴되었다가 복구했다. 스카라 극장의 무대에 공연하기 위해서는 2년 전에 일정표가 정해질 정도라고 하며, 거의 매일 오페라가 열리고 있다. 오페라가 없는 날이나 낮에는 박물관으로 개장하고 있는데, 입장료는 6유로이다. 극장에서 좌석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지금까지 상영된 오페라의 포스터가 걸려있다. <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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