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선정]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저물고 있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희망에 부풀었지만, 서민들의 삶은 그 어느 해보다도 힘들고 팍팍했다. 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사사로운 이익에 앞서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와 국가를 만들기 위해선 국민이 더 똑똑해져야 한다. 겨울처럼 살아도 봄은 오듯이 삶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속에 올 한해 공주시를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 뜨거운 감자 ‘송선동현 신도시’
공주시가 원도심 공동화 등을 우려해 보류했던 ‘송선·동현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본격 재개키로 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신중론을 택했던 최원철 시장 또한 용역 결과 이후 사업 재개를 선언했다. 세종시 팽창에 적극 대응하고 사업 중단에 따른 난개발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하지만 인구 유입률은 약 20~40%로 기대치보다 낮아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대 관건은 토지 수용여부로, 지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턱없이 낮은 토지 보상가격도 걸림돌이다. 추후 국회 분원과 대통령 제2집무실 등 세종시 확장에 따른 공공기관 및 대기업 유치를 위한 부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충남산림자원연구소‧충남과학고 이전 논란
충남산림자원연구소와 충남과학고등학교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공주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충남산림자원연구소는 충남도 직속 기관이면서도 현재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해 행정구역상 지역적 불일치로 이전을 검토 중이다. 시민들은 애초 공주시에 있었던 만큼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공주시의회 또한 공주시 환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리적으로 충남도의 중심이자, 발전 가능성과 우수한 입지 조건,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 등 이전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충남과학고 이전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시의회가 충남과학고 이전 추진 철회 촉구 결의문 채택한데 이어 박미옥 충남도의원과 공주참여연대가 단호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 KTX세종역 신설 움직임 따른 공주역 ‘간이역’ 우려
KTX 세종역 신설 움직임이 심상찮게 돌아가면서 시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종시는 최근 KTX역 신설을 위한 자체 타당성 용역 조사 결과 비용대비 편익이 1을 넘겼다며 신설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반면 인근 지자체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충북도가 세종역 신설 재추진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KTX세종역신설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도 입장문을 내고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반면 지역 정치권은 나름 한가한 모양새로, 걱정보다 정주환경 및 산업단지 조성 등 역세권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태흠 지사와 최원철 시장 모두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구상을 밝히고 있다. 정치권과 달리 시민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공주역과의 거리가 22㎞에 불과해 고속철도 적정 역간 거리 57.1㎞에 크게 미달해 ‘저속철’ 우려는 물론 공주역의 경우 하행선보다 상행선을 이용하는 빈도가 잦아 세종역 신설은 ‘유령역’ 또는 ‘간이역’ 오명을 더욱 부채질할 공산이 크다는 걱정이다. 세종역 신설은 22대 총선의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논란은 더 뜨거워질 기세다.
◆ 공주시립미술관 건립 논란
공주시가 시립미술관을 새로 건립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2026년 하반기 호서극장 앞 옛 양조장터에 시립미술관을 신축한다는 계획으로, 굳이 158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기보다 기존 시설을 잘 활용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술관 중심의 복합문화예술 공간인 ‘아트센터 고마’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불필요한 중복 투자와 무리한 과잉 투자를 막아 재정 운영의 효율성 및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미술작품 구입과 운영 등에 매년 수십억씩을 투입해야해 ‘돈 먹는 하마’가 될 공산도 크다. 지난 2012년 말 시비 190억(채권발행 120억). 도비 47억, 국비 77억 등 무려 31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준공된 고마아트센터의 경우 공주문화재단이 출범한 2020년까지 무려 8년여를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낮은 재정 자립도와 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 금리인상과 물가상승 등 최근의 경제여건 악화 등을 감안할 때 예산의 선택적 집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 사상 최악의 ‘물폭탄’
지난 7월 중순 사상 최악의 ‘물폭탄’ 세례로 피해가 속출했다. 사흘간 내린 비가 450㎜에 육박하면서 곳곳이 침수되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산성이 물에 잠기고 성벽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옥룡동 일대가 물에 잠겨 주민대피령이 내려졌고,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립된 주민들을 고무보트를 이용해 구조되기도 했다. 제민천과 금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금성동 비둘기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도 내려졌고, 옥룡동과 금성동, 우성면 등 요양원 3곳도 침수돼 입소자 11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옥룡동 침수피해를 놓고 인재 논란이 일었고, 이인면에서는 소 500마리 ‘구출대작전'이 펼쳐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집중호우에 떠내려갔던 공주시 마스코트 '고마곰' 조형물이 나중에 금강 하류에서 발견돼 박수를 받기도 했다. 공주문화관광재단이 입주한 아트센터고마 침수는 결국 이준원 대표 사퇴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 모두가 두 팔을 걷어 빠르게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1만 명을 훌쩍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쏟았다.
◆ 정부, 공주보 해체 백지화 결정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문재인 정부 당시 금강과 영산강 유역 다섯 개 보에 내린 해체·상시개방 결정을 취소하자 그동안 "결사반대"를 외쳤던 공주시민들이 크게 반색했다. 보 해체·개방 결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로, 지난 2021년 1월 18일 위원회는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는 해체하고,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농업용수 부족 등을 우려하는 지역민들의 반대로 해체를 실행하지는 못했다. 국가물관리위는 환경부에 보 해체·개방 결정 취소를 반영해 2030년까지 시행할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하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이날 결정을 토대로 4대강 보 운영 정상화와 지류·지천 정비를 포함한 치수 대책을 마련하고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에 기반한 홍수 방지대책 선진화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지난 여름 물난리 당시 시민들은 “4대강 사업 아니었으면 물바다 됐을 것”이라며 공주보 존치로 가뭄과 홍수에 대비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 공주지역 정치인들의 ‘수난시대’
내년 4월 10월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공주지역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다선 의원들에 대한 용퇴와 험지 출마 등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대표 주자인 정진석 의원과 박수현 전 수석이 도마 위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유엔 산하기구 사칭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정진석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설을 낳고 있다. 공주를 대표하는 두 정치인 모두 구설에 휘말리면서 다가오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정국에서 지금의 파고를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걸릴 전망이다.
◆ 공주 ‘제2금강교’ 첫 삽…2026년 준공
공주시의 강남북을 연결하는 제2금강교가 추진 6년 만에 드디어 첫 삽을 떴다. 제2금강교는 1933년 금강교 개통 이후 91년, 백제큰다리 개통 이후 22년 만에 개설되는 공주시의 신관동과 금성동 강남북을 잇는 다리로 오는 2026년 하반기 개통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385억원으로, 기존 금강교의 하류측으로 7m 거리에 접속도로 포함 총연장 820m, 폭 9.9m의 왕복 2차로 교량으로 기존 전막교차로에 연결해 가설된다. 제2금강교가 건립되면 지금의 금강교(등록문화재 232호)는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해 완전한 보도교로 전환, 공산성 야간 탐방로와 관광객 관람 장소 제공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행복도시~공주역(KTX)~탄천 연결도로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KTX공주역 활성화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유구~아산을 연결하는 국도 39호선 확포장 공사 또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찾아 지원을 약속하면서 오랜 숙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백제문화제 흥행 기록 다시 써
지난 가을 치러진 제69회 백제문화제가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18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백제문화를 즐겨 사상 최대의 성공축제로 기록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러진 이번 백제문화제는 2010년 이후 13년 만에 ‘대백제전’으로 진행된 가운데 개막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다녀가면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행사장은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역대급 흥행몰이에 성공했지만, 프로그램 신설 및 보완과 킬러콘텐츠 개발 등은 숙제로 남았다. 관(官) 주도에서 벗어나 민(民) 주도에 의한 참여형축제로의 전환, 관제(官制)의 동원 문화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문화 조성, 매년 단골 메뉴인 사전 준비 부족 개선, 대표프로그램인 웅진성퍼레이드와 웅진판타지아 업그레이드, 무령왕 장례행렬의 고증 논란, MZ세대와 가족단위 관람객들을 겨냥한 프로그램 개발도 과제로 남겼다. 다만 도시 전체를 흥겹게 한 ‘웰컴투신관동’은 호평을 받았다. 특히 백제문화제 ‘격년 개최’ 문제는 골칫거리로 남았다.
◆ 공주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임 보은인사 논란
공주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선임이 연말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최종 결정권자인 최원철 시장이 이준원 대표 후임으로 김지광 씨를 낙점하면서 정실인사, 보은인사 논란을 낳고 있다. 현 대표에 이어 차기 대표까지 ‘낙하산인사’로 점철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정 정치조직을 위한 단체로 전락했다는 비판 속에 재단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제 공은 공주시의회 인사청문회로 넘겨졌지만,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외에 ▲조합장 14명 중 8명 ‘물갈이’ ▲4년 만의 공주교대 총장 재선거 ▲갑사호텔 31년째 흉물 방치 ▲잇따른 여성서기관 탄생 ▲공주대 의대 신설 추진 및 공주교대 통합 추진 ▲공주-세종 통합론 ‘솔솔’ ▲석장리세계구석기공원 전망대 위치 논란 ▲공주시의회 조례발의 ‘전국 1위’ ▲나태주 문학창작 플랫폼 착공 ▲공주월송 A4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 ▲유구 관불산 석산개발 반대 ▲중학교 강북 재배치 촉구 등도 올 한해 공주시를 뜨겁게 달궜던 뉴스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