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67%, 4년 전 대비 0.8%p 상승에 그쳐
사전투표율에 고무됐지만 70% 못 넘겨

제22대 총선 투표율이 67.0%(잠정)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치러진 총선 중 최고치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본투표에서도 기대감이 컸고 70%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기대치엔 못 미쳤다. 21대 총선 투표율(66.2%)에서 0.8%p 오르는 데 그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실시된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 사전투표율보다 4.6%나 높은 수준이었다. 사전투표율이 발표되자 각 정당은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판단, 투표율 독려에 열을 올렸다. 각 당 자체 분석결과 경합 지역이 상당해 ‘한 표의 소중함’이 더 컸던 만큼 투표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판단한 거다. 그러나 이 같은 투표율 독려가 지지층 결집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지만 드라마틱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사전투표 이후 거대 양당이 투표를 독려하면서도 네거티브 공세에만 매달려 소극적 유권자들까지 투표장으로 이끌 유인력을 마련해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총선에서 67%라는 투표율은 의미 있는 결과다. 지난 21대 총선 때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연이어 새로운 기록을 쓴 것이라는 점에서다. 역대 총선 투표율을 살펴보면, 1988년 13대 75.8%, 1992년 14대 71.9%, 1996년 15대 63.9%, 2000년 16대 57.2%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 60.6%까지 상승했다가 2008년 18대 총선에서 46.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은 54.2%, 2016년 20대 총선은 58% 투표율을 기록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66.2%로 뛰어올랐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대전·세종·충남·충북 투표율(잠정)은 각각 66.3%, 70.2%, 65.0%, 65.2%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세종이 70.2%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69.3%로 뒤를 이었으며 제주가 62.2%로 가장 낮았다. 충청권 4개 시·도 모두 21대 총선 투표율보다 소폭 상승했다.

갈수록 사전투표에 대한 경향성이 강해지고 있어 정치권에선 초반 판세 형성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전체 판세에서 수도권 표심의 영향력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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