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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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청주구장 마운드에 올라 전성기 못지않은 역투를 보여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11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올해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은 지난 18일 다시 청주구장 마운드에 선발투수로 올랐다. 지난 2012년 4월 19일 LG전 이후 12년 만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8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5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류현진이 8이닝 동안 던진 것은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 2012년 9월 6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303일 만이다.

류현진은 이날 8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사사구는 물론 3루를 허용한 적도 없었다. 경기 전까지 1297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그는 8개의 탈삼진을 추가해 역대 15번째로 1300탈삼진 고지를 밟기도 했다.

또한 한화가 3-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5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지난 4월 5일 고척 키움전에서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 5회 집중타를 맞으면서 총 9실점을 했다. 이는 MLB 시절까지 포함해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었으나 그는 다시 만난 키움을 상대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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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회를 8구 만에 삼자범퇴로 끝내며 아웃카운트를 쌓아갔다. 2회에 최주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석인 김건희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종료했다. 3회도 삼자범퇴 처리했다. 유일한 실점 위기였던 4회에는 도슨과 김혜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은 하지 않았다. 4번타자 송성문을 삼진으로 돌려보내며 급한 불을 끄자 포수 최재훈이 1루 주자 김혜성을 기습 견제 아웃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이원석을 땅볼 처리한 후 이닝을 마무리했다.

5~6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마친 류현진은 7회에 다시 김혜성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무사 1루에서 키움의 베테랑 4~6번 타자를 상대했는데 모두 삼진과 범타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마지막 타자 최주환의 타구가 왼쪽으로 멀리 뻗다가 펜스 앞에서 잡히자 가슴을 쓸어내리며 웃기도 했다.

사진 = 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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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8회에 김건희를 삼진, 박수종을 플라이로 잡아낸 뒤 고영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온 박승민 투수코치에게 "내가 이닝을 마무리하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결국 이주형이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류현진의 5구째 직구에 헛스윙했다. 마지막 삼진을 잡자 청주구장에 모인 9000명의 만원 관중은 류현진의 이름을 연호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아무래도 상대가 키움이라는 걸 의식했던 것 같다. 일요일 등판이 없었다면 9회까지 나왔겠지만, 8회까지만 던졌다"라며 "이제 100%의 내 모습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후반기에는 이것보다 더 강한 120%, 130%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활짝 웃었다.

류현진의 역투에 힘입어 5년 만에 열린 청주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한화는 시즌 전적 31승2무37패로 7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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