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대전서구協 영화나들이
탈북민 인권영화 ‘도토리’ 선보여
北주민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 조명

스스로 ‘개밥의 도토리’ 신세라 표현하는 탈북민들의 애환을 담은 영화가 세상에 나왔다.
지난 2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발간한 세계자유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자유지수 100점 만점에 3점. 김씨 일가가 3대 세습을 이어오는 동안 북한 주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러는 동안 이들의 인권은 어디서도 보호 받지 못한다.
지난달 27일 메가박스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에서 만난 북한이탈주민들의 회고가 그랬다.
오는 14일로 다가온 탈북민의 날을 맞아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를 조명하는 영화가 눈길을 끈다. 이날 영화관에선 대전사랑메세나가 후원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전서구협의회 주관으로 ‘따뜻한 동행! 윗동네·아랫동네 손잡고 함께하는 영화나들이’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선 허영철 감독의 탈북민 인권영화 ‘도토리’가 선을 보였다. 탈북민 100명이 함께 만든 이 영화를 소개하면서 이동현 총괄프로듀서는 대뜸 큰절을 올렸다. 남으로 온 지 13년이 된 그는 “북한 주민들은 당연히 누릴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간다”며 “우리가 북한 주민들을 외면한다면 더 고통스럽게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연신 그들을 향한 관심을 호소했다.
영화 속 북한 주민들은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지 못한 채 노역을 이어간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엉터리 사회주의를 간부들은 제일이라고 떠든다. 굶주림에 시달린 주민들은 도토리를 주워 지우개만한 떡을 만들어 나눠 먹는다. 힘든 노역을 마치고 밤에 보는 남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고단한 하루의 삶에서 유일한 낙이다. 그러다 불시에 점검 나온 보위부 요원들에 의해 이들은 수용소로 끌려간다. 수용소에는 국경선을 넘다가 걸려서, 우상을 숭배했다는 이유로 끌려온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 안에서 끔찍한 폭행과 여성을 향한 성범죄는 일상이다. 먹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배변의 욕구도 허락되지 않는다. 인간답게 살 당연한 권리는 수용소가 없다. 이들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탈북을 해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을 향하고자 하는 이유다.
북한이탈주민 A 씨는 “탈북민들은 노 없이 홀로 바다 위에서 풍랑을 헤쳐 나가며 사는 쪽배 같다”며 “그럼에도 잘 버텨내는 건 언젠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을 이어주는 작은 징검다리가 되리라 믿기 때문인데 목숨 걸고 온 만큼 열심히 사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고운 기자 kgw@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