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구단 LG 트윈스가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를 방출하며 5년반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가운데 고별전을 치뤘다.
지난 20일, 염경엽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의 방출이 기정사실화 됐다. 그는 “어제(19일) 새벽에 새 외국인 선수와 계약이 됐고, 아침에 (경기장에) 오자마자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팬들 앞에서 마지막을 멋있게 게임하고 갈지 결정할 권한을 켈리에게 줬다”며 “켈리가 마지막 게임을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LG는 방출 소식으로 켈리의 의욕이 떨어질 수 있지만, 5년반 동안 함께한 LG 트윈스 사상 최장수 외국인 투수에게 예우 차원에서 선발을 맡겼다. 켈리 또한 휴식이 아닌 팬들과의 작별 인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고별전은 마무리 짓지 못했다. LG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시작 50분 만에 중단됐고. 심판진은 노게임 선언했다. 켈리는 경기 중단 전까지 2⅔이닝 38구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LG는 6-0으로 앞서고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 컸다.
LG는 노게임 선언 이후 켈리와의 작별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켈리를 위한 고별식이 진행됐다.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를 덮은 것은 방수포가 아닌 현수막이었다. 현수막에는 등번호 3번과 ‘켈리’가 적혔다.
굵은 빗줄기가 내렸지만 켈리의 고별식을 위해 관중들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관중석에는 켈리의 유니폼을 들고있는 관중과 켈 리가 담긴 커다란 현수막도 포착됐다. 또 “우리는 당신 같은 완벽한 투수를 본 적이 없어요, 켈리”라는 뜻의 영어 메시지도 있었다.

켈리는 눈물을 쏟으며 경기장을 지켜준 팬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이어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은 켈리는 함께 울어준 팀 동료들과 포옹을 나눴다.
켈리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163경기에 등판해 898⅓이닝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툭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1,5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맹활약하며 LG의 29년만의 우승을 견인했다. 다만 올 시즌 5승 8패 4.51로 부진해, 2연패에 도전하는 LG는 방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고별식이 끝난 후, 켈리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지낸 5년 반이라는 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야구 선수이기 전에 인간 켈리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LG는 마음 한쪽에 특별함으로 남아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한편, LG는 케이시 켈리를 대체할 외국인 투수로 우완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계약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2018년 미국프로야구(MLB)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해 트리플A 통산 35경기 159⅔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