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우 대전성모여고 교사
지난 9월 4일에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되었다. 특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고등학교 3학년 시험은 사실상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경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기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전국의 고등학교가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지 평균 3주 정도가 지났다. 상담 활동과 자습 등을 하며 더운 여름을 학교에 나와 구슬땀을 흘렸을 고3 학생들, 앞으로 수능을 앞둔 예비 고2, 고3 학생들에게 이번 시험을 성공적으로 되돌아보고, 남은 수험생활에 모의고사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이번에는 연습 삼아서…’와 같은 말들을 흔히 한다. 그러나 모의고사를 앞둔 수험생들은 결코 이런 마음으로 등교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과거와 달리 수시모집의 전형도 워낙 다양해지고, 수능 점수와 등급이 당락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의 학과도 꽤 있기에 수능이 가진 영향력은 과거만 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주요 대학과 학과는 달성하기에 꽤 까다로운 최저 등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자 하는 수험생에게 수능 성적은 결코 쉽게 볼 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평소 학교에서 숱한 모의고사를 치렀겠지만, 실제 수능 시험은 재학 중인 학교에서 응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험 당일 평소보다 낯선 생활패턴으로 시험장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은 사소해보이지만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시험 전날에는 실제 수능 시험 전날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에게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전해보는 것도 매우 좋다. 화요일 하교 후 언제 잠자리에 들 것인지, 마지막으로 살펴볼 과목과 그 정리 방법은 무엇으로 할지, 어떤 저녁 식사를 할 것인지, 아침에는 언제 일어나서 어떤 복장과 준비물을 챙겨갈 것인지 등을 곰곰이 떠올리며 수요일 등교를 준비한다면 생각보다 이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걱정이 많고 예민한 성격의 수험생은 실제 수능 전날 제대로 잠은 못 이루면서 수험생이 챙겨야 할 여러 것을 고민하느라 시험도 보기 전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수능일이라면 아침에 무슨 음식을 해주실 생각이신지, 도시락은 무엇으로 할지, 복장은 무엇이 좋을지 등을 진지한 자세로 이야기 해보는 것이다. 그저 하루의 시험일이라고 여기지 말고 수능 시험 전날의 리허설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의 준비를 다해보자.
또한, 교시별 시험을 치르면서 본인의 문제 푸는 스타일에 대해서 점검해보길 권한다. 1교시 국어 영역의 경우 첫 교시 시험이다보니 그 풀이 과정에서 드는 생각이 다음 교시로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을 잘 배분하면서 어떤 유형의 문제에서 심리적인 부담이 커지는지 등을 잘 기억해두자. 2교시 수학 시간을 장시간 치르고 점심을 먹고 나면 3교시 영어 영역에 쏟는 집중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활발한 대화를 하며 에너지를 크게 소비하고 감정이 들뜨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차분하게 앞서 치른 시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조용하게 감정의 동요를 줄일 수 있는 점심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은 훈련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4교시 탐구 영역은 수능 시험일에 곧 시험이 끝난다는 생각과 강한 난방, 많은 감독 선생님 등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가장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탐구 과목의 점수로 다른 과목의 부족함을 잘 메우면 생각보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최대한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지금 문제 푸는 시간을 11월 중순의 동일한 순간으로 여기는 훈련을 해보길 권한다. 실전과 같은 훈련만큼 좋은 연습은 없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