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타고 노 젓기
바다에는 풍덩
저녁에는 노래까지

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지난 9.23.(월)~24.(화)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대전학생해양수련원으로 ‘2024학년도 해양 교육 수련회’를 다녀왔다. 버스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하니 대천해수욕장의 넓고 하얀 모래사장, 푸르고 높은 하늘, 그리고 드넓고 맑은 바다가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군인 시절 해상 훈련의 기억을 떠올리며 ‘안전, 안전 또 안전!’을 머리에 되뇌었고 학생들의 구명조끼를 단단히 입혀주었다. 학생들은 8~10명씩 조를 이루어 친구들과 보트와 카약을 모래사장으로 직접 운반했다. 모래사장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노를 잡고 젖는 방법 등을 익힌 뒤 바다로 1개 조씩 출발하였다. 얼굴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공존했다.

교내 교육 행사 시 이곳저곳 뛰어다니느라 정작 담임선생님 노릇을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평소에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이번 수련회만큼은 함께 노를 젓겠다고 다짐했었다. 우리반 남학생 7명과 한 팀이 되어 보트를 타고 ‘하나~ 둘! 하나~둘!’ 소리높여 바다를 향해 열심히 노를 저었다.

우리반 반장: 선생님. 팔이 떨어질 것 같아요.
담임선생님: 아니야. 안 떨어져. 정신력이 나약하구나! 얼른 구령을 넣거라!

학생들과 함께 서로를 격려하며 계속 젓다 보니 어느새 목표 지점에 도착해있었다. 이어서 지도 교관이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보트 위로 올라올 것을 주문했다. 학생들이 머뭇거렸고 필자는 솔선하여 바다로 풍덩~! 몸을 던졌다. 구명조끼를 차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두려울 수 있기에 응원해주었고 우리 조는 전부 바다에 둥둥 몸을 맡겼다. 우리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 나왔고 학교에서 유일한 내 또래 남자 선생님이 우리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해변 한쪽 그늘막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여러 선생님이 계셨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수고로운 선생님들을 위해 시원한 커피를 사 오셨다. 아침부터 여러모로 피곤했던 나는 그 커피가 너무도 반가웠다. 해양 교육을 마치고 남아있나 가보았으나 커피는 없었다. 나도 마시고 싶었는데…

저녁에는 레크리레이션이 진행되었다. 전교생이 모여 신나게 웃고 떠들며 공동체 게임을 즐겼다. 그리고 대망의 장기자랑 시간. 사전에 신청한 학생이 적어 내심 안타까웠다. 학생자치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가 아니던가. 마이크를 잡고 무대를 올랐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학생들이 좌우로 손을 흔들며 함께 불러주었다. 이후에 즉석에서 장기자랑에 도전하겠다며 마구마구 손을 들어주는 학생들을 보며 흐뭇함을 감출 수 없었다.

새벽 시간 불침번과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해 2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지만, ‘무사고’로 수련회를 마칠 수 있었다. 대천 앞바다에 나가 학생들과 함께 보트 위에서 노를 젓고, 바다에 풍덩 들어가며, 저녁에는 노래도 부른 3년 차 교사의 기억은 또렷하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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