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튀김가루에서 생쥐가 발견되며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기업과 정책 당국의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11일 오전 이마트 둔산점 튀김가루 진열대 주변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이날 마트를 찾은 주부 이정희(65) 씨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주로 샀는데 뉴스를 보니 꺼림칙하다”며 “식품 안전사고가 하도 많이 터지다 보니 이제는 무감각해지는데 이런 무감각이 더 무서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값이 두 배 가량 비싼 유기농 튀김가루를 카트에 담았다.주부 백혜원(37) 씨는 “뉴스를 보고 뭐가 들어가 있지 않을까 불안해 집에 있는 튀김가루는 물론 밀가루까지 헤집어 봤다”며 “이물질이 어떤 경로로 들어갔는지 속히 밝혀, 식품 안전에 대한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해당제품에 대한 회수와 잠정 유통 판매금지 조치를 했으며, 이 튀김가루가 생산된 삼양밀맥스의 충남 아산공장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삼양밀맥스는 오산시청의 소비자단계 방문 조사가 시작되자 제품을 신고한 소비자가 시간이 없다며 조사를 거부하고 금품을 요구했다고 말해,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고의로 넣었을 가능성에 대한 의심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주장이 상반돼 향후 식약청의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이 발표에 상관없이 근본적인 먹거리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려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상당수 기업이 이물질이 발견된 원인 규명이나 재발 방지책 마련보다 일단 증거를 없애고 보자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것이다.두 살된 아이를 키우는 김민정(36) 씨는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 우유가 상해 업체 소비자센터에 신고를 했는데 상품권을 주겠다고 했다”며 “단발성 보상으로 우선 입만 막아보자는 반응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김 씨는 “식품안전 관련 소비자 불만이 업체에 접수됐을 때 이를 보건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