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우 대전성모여고 교사
2024년 11월 14일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인 사람도, 고등학생이 되려면 한참 남은 사람도 다들 저마다의 기억과 생각, 추억들이 공존한 채 수학능력 시험일만 되면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다. 아무리 학창 시절이 좋았다고 추억한다 하더라도 새벽부터 일어나 오후 늦게까지 시험을 치르는 대장정을 달가워하는 사람을 찾기란 꽤 드물 것이다.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해서 결전의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험생의 경우에도 긴장이라는 어려움은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긴장 또는 스트레스는 삶 속에 항상 따라다니는 요소이다. 지난 여름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파리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도 엄청난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 경기와 승부를 치러냈다. 세계 최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경우에도 결과는 너무 찬란하지만 그 과정까지 얼마나 큰 긴장과 두려움을 느꼈을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학업에 대한 관심이 전 국민적이라고 할만한 우리나라의 경우, 초·중·고 12년의 마지막 종결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능을 두고 초조함과 긴장감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물론 예전과 달리 대학 입학 전형이 워낙 다양해지고 수능 결과가 당락에 매우 적은 영향을 미치거나, 아예 결과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과거의 영향력에는 못 미친다고 볼 수 있겠지만, 흔히 말하는 상위권 대학과 인기 학과에 원서를 넣고 치열한 경쟁을 하자면 내신 못지않게 수능이 갖는 의미는 여전하다 하겠다.
적절한 긴장은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이번 주는 시험 전 주이므로 학습 루틴을 수능일로 맞추고 밤에 잠에 들고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모든 생체 주기를 시험 시간표와 일치하도록 노력해 보자. 식사를 하고 잠깐 휴식을 취할 때도 ‘오늘이 시험 당일이라면 나는 이맘때 이런 컨디션을 띠고,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갈 수 있구나’라는 경험을 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시험 당일에 챙겨갈 물품을 미리 점검하고 아침에 시험장으로 향하면서 부모님과 나눌 대화에 대한 생각도 해보는 것이다. 나는 이미 준비하고 있다는 안도감도 느낄 수 있을뿐더러 시험일에 자연스럽게 모든 생활 리듬이 맞춰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요즘에는 수능이 다가올수록 더욱 학업에 매진하는 모습보다는 이미 결과를 예상하고 수동적인 학습 태도 또는 의미 없는 시간 보내기로 일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미 합격 결과가 나와서 시험에 큰 동기 부여를 받지 못하는 학생을 제외하면 아직도 시험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한 주를 잘 마무리해서 시험장에서 얻은 몇 점이, 찰나의 집중력과 선택으로 갈린 등급 하나가 대학 입학 전형에서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수험생 중에 완벽한 수험 생활과 준비로 시간을 철저하게 보낸 사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고 다들 아직 본인의 학습 노력이 올바른 길을 향하고 있는지 자신하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본다. 시험 당일 첫 번째 문제를 열어보기 전까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차분하게 지금까지의 학습 노트를 점검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길 권한다.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수험 생활을 보냈겠지만, 그동안의 시간과 다가올 다음 주 시험에 임할 모든 수험생에게 큰 응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