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기 예랑이가 병원 생활 198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지난 12일 삼성서울병원은 엄마 배 속에서 자란 지 25주 5일 만인 올해 4월 22일 260g으로 태어난 예랑이가 출생 198일 만인 지난 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밝혔다.
예랑이의 출생 직후 체중은 세계에서 14번째로 작은 260g이었으나 퇴원할 때의 몸무게는 3.19kg로 10배 넘게 늘었다.
예랑이는 엄마와 아빠가 결혼한 지 3년 만에 찾아온 귀한 생명이었다.
그러나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줄 알았던 예랑이는 임신 21주차부터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예랑이의 엄마는 자궁 내 성장 지연에 임신중독증까지 심해지면서 혈압이 치솟고, 복수가 차오르는 전자간증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임부와 태아 모두가 위태로워지자, 예랑이는 입원한 지 나흘만인 4월 22일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났다.
당시 출생 직후의 예랑이는 성인 손바닥만 한 한 줌 크기였다.
예랑이는 출생 직후 호흡부전, 패혈성 쇼크로 인해 인공호흡기 치료, 항생제, 승압제, 수혈 등의 고강도의 치료가 필요했다.

생후 한 달이 안됐을 때, 태변으로 장이 막히며 위험에 봉착했다. 태아가 너무 작아 수술로 해결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조금씩 태변을 꺼내면서 악화하지 않도록 돌봤고, 예랑이는 모두의 감격 속에 결국 첫 변을 보게 됐다.
예랑이의 치료를 맡았던 양미선 교수는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모두 예랑이가 첫 변을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반드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고 돌이켰다.
태변 이후 예랑이의 상태는 급격하게 호전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공호흡기 없이도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미숙아에 흔한 망막증도 매주 검사하고 관리해 큰 합병증 없이 무사히 넘겼다. 재활의학과에서 매일 구강·운동 재활치료를 하면서 기운도 세졌다.

예랑이보다 조금 더 크게 태어나는 500g 미만의 신생아도 생존율은 36.8%에 불과하다. 예랑이처럼 300g 미만으로 태어나면 생존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지만 산모와 의료진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장윤실 모아집중치료센터장은 “이번 아기는 앞으로 태어날 모든 저체중 미숙아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의학적 한계 너머에서도 생명의 불씨를 살릴 더 많은 기회를 찾기 위해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랑이가 피워낸 생명의 불씨가 쌀쌀한 가을,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4년 고위험 산모와 태아, 신생아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다학제 진료 기반 모아집중치료센터를 개소했다. 예랑이와 같은 아기를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살리기 위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