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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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일본의 태평양전쟁 중 민간인 대학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야자키 감독은 지난 1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막사이사이상 시상식에서 대리 수상자로 나선 요다 겐이치 스튜디오 지브리 이사가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수상을 계기로 다시 필리핀을 생각하게 됐다"며 "일본인은 전쟁 중에 잔인한 일을 심하게 했다. 민간인을 많이 죽였다. 일본인은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계속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역사가 있는 가운데 필리핀에서 막사이사이상을 받는다는 것을 엄숙하게 받아들인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라몬 막사이사이 전 필리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아시아 지역 평화와 인권 증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그동안 테레사 수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등이 수상했다. 라몬 막사이사이상 재단은 올해 수상자로 미야자키 감독 등 개인 4명과 단체 1곳을 선정했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이 언급한 민간인 학살은 1945년 2월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을 점령한 일본군이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과 마닐라에서 전투를 벌였는데, 이때 연합군에 밀려 퇴각하면서 일본군이 필리핀인 약 10만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과거에도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과거사 성찰에 소극적인 일본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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