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우 대전성모여고 교사
내년 고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하는 학생들부터는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방식의 수능 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이 고교 내신 성적 산출 방법의 변경에 집중되긴 했지만, 변경되는 수능 시험의 특징을 잘 파악해두는 것 또한, 본격적인 수험생 생활로의 진입을 앞둔 학생, 그리고 학부모에게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년도 12월에 교육부가 발표한 개편안을 간추려 보자면 국어, 수학, 사회와 과학 탐구, 직업 탐구 영역에서의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또한, 수학에서는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이 수능 영역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다. 어차피 열심히 공부하여 학업성취도에서 최고의 효율을 달성하는 것이 답인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만, 준비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그리 쉬운 이야기로 정리할 문제는 아니다. 예전과 동일한 방식의 시험이 아니기에 준비 방식도 달라야 하고, 선택한 방식에 따라 그 대비하는 모습도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사회 탐구 영역의 수업을 하는 교사 입장에서 본다면 선택과목이 줄어들고 배워야 하는 영역이 겉보기에 감소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지금껏 고1 과정에서 공통 영역의 성격을 띠는 과목인 ‘통합 사회’, ‘통합 과학’을 배운 후, 2학년부터 세부 선택과목을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그 선택과목 중 2개를 택해 응시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통합교과보다 선택교과가 수업 비중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더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명 통합교과가 갖는 기본기 다지기의 효과와 중요성이 있고, 선택교과를 배우기 위한 단계로서의 의미가 있지만, 통합사회나 통합과학이 그대로 수능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담을 다소 내려놓으면서도 다양한 활동 등을 통해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면서 지식적인 측면의 습득을 꾀하는 식의 수업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말처럼 그렇게 쉬운 수업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통합사회 교과 안에 일반사회, 지리, 윤리 등의 내용이 총망라되어있고 한 사람의 교사가 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기에 학생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선생님의 수업 스타일에도 적응하면서 서로 다른 교과의 성격을 모두 살펴보아야 한다. 학습 부담이 수능 개편 이전에도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수능 과목이 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통합교과의 수능 문제는 이전 자료가 없으므로 내년 고1 학생들에게는 모두 새롭게 느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내년 3월에 처음 응시하는 모의고사 문제를 살펴보면서 학교 수업과의 연계성을 꼼꼼히 살피고 서로 다른 교과 성격에서 합쳐진 융합형 문제에 대해 잘 읽어보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과 진도가 내 공부 영역에서 어디에 해당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등에 대해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학습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전국의 통합사회, 통합과학 선생님들이 바뀐 수능 체제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감을 아주 조금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을 가능성이라고 본다.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들 역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새롭게 지정된 수능 과목의 문항 예시를 만들어내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분명 바뀐 체제에 대한 적응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리고 새로운 학교로의 진급 시작부터 입시 고민이 눈 앞에 있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전국의 모든 선생님을 믿고 열심히 따라준다면, 변화된 체계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