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법 많은 사람이 사업을 시작해 성공하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참 가혹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의 상황은 참혹하다. 다만 혹한기를 맞이한 그곳에서도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함께’를 강조하는 이가 있다. 김진혁(40)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작은 사업이라도 그들 모두가 잘 되기를 희망하며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업의 길에 뛰어들다
김 대표의 첫 사업은 가업(家業)이다. 아버님이 운영하던 사진관을 물려받아서 하게 된 것. 아버님의 평생이 묻어있는 곳이기도, 어린 시절부터 어깨 너머로 봐왔던 것들이기에 생각보다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후 김 대표는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다. 업종도 전혀 다른 요식업, 뷔페 사업에 뛰어 들었다.
“사진관을 운영할 때는 그리 크게 신경쓸 일이 없었습니다. 4명의 직원이 맡은 일을 잘해줬기에 관리만 하면 되는 입장이었죠. 그러나 뷔페 사업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앞서 하던 대로 직원들에게 맡겨 놓으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매우 큰 오판이었습니다.”
김 대표가 뷔페 사업을 할 당시 직원만 50명에 아르바이트생도 150여 명에 달했다. 사진관 운영할 당시와 비교해 챙겨야 할 인원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급격히 커졌다는 의미다.
“직원들에게 맡겨 놓고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직원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이 한데 모여 하하호호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죠. 그날은 제가 속옷까지 흠뻑 젖을 정도로 설거지만 10시간 가까이 한 날이었습니다.”
단순히 관리자는 일을 하고 있는데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이 놀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개인별, 파트별로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어야 회사가 잘 돌아가겠구나라는 깨달음이었다.
◆ 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닫다
김 대표는 그 길로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구분했고 외부적으로는 노무, 세무 등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잘하는 걸 잘하는 사람에게 아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로계약서, 세금 등의 문제는 외부의 전문가들에게 맡겼고 내부적으로는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죠. 내가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회사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갈 무렵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바로 코로나19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여러 시행착오 과정에서 제법 많은 빚을 졌고 시스템을 갖춰가면서 궤도에 올라설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습니다. 거리두기가 시행됐고 영업시간 제한이 생겼죠.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실패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김 대표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이 필요한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작은 사업체라도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이전에 잘 돌아가던 사진관도 시스템을 적용하고 보니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시야가 확 트인거죠.”
◆ 사업가연합회장으로
‘소규모 사업장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살던 김 대표는 대전사업가연합회에 몸담게 됐다. 초기에는 단순한 회원이었으나 현재 그의 직책은 회장이다.
대전·세종·충청지역 사업가들의 밝고 건전한 상호 교류를 통한 친목을 도모하고 사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2018년 시작된 대전사업가연합회는 정부지원 상업을 공유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는 역할을 한다. 또 인력에 대한 문제, 마케팅 등의 사업적 노하우를 공유한다.
“처음에는 지인을 통해 가입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큰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였죠. 그러다 결국 이렇게 됐습니다(웃음). 회장이 된 뒤 한 것은 역시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다가 3년이 흘렀네요.”
취약계층의 집수리와 연탄봉사, 경로당 페인트칠, 물품 전달 등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서며 지역사회와의 교감에도 적극적인 김 대표의 비상을 기대해 본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