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벌써 3번째 맞이하는 겨울방학이다. 소위 ‘워라밸’이 좋은 직업으로 여겨지는 교사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그간 내가 보낸 방학은 여유롭지만은 않았다. 이번 겨울방학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겨울방학을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수업 준비하기
교사는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즉 수업이야말로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이에 의미 있는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실제 수업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준비해야 한다. 겨울방학이 되고 그간 못했던 공부를 해보았다.

한문 교사로서 오랜만에 한문 고전 작품들을 읽어보고 최근 대두되고 있는 문해력 이슈와 그 해결책에 대한 여러 논문 찾아보았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점검하고 새로운 교과서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알찬 수업을 준비해보고자 했다.

◆선생님도 자리를 바꿔요
담임교사로 지내면서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말은 바로 “선생님. 자리 언제 바꿔요?”이다. 학생들에게 ‘자리 바꾸기’란 매우 중대한 일이다. 어느 위치에 자리하고 내 주변에 어떤 친구들이 앉게 되는지에 따라 한 달간 학교생활의 질이 달라지는가 보다. 교사 역시 매년 인사이동을 하면서 나름의 ‘자리 바꾸기’라는 의식을 치룬다. 심지어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전서중학교는 ‘공간재구조화사업’으로 한 학기 동안 모듈러에서 지내야 하기에 겨울방학 동안 이삿짐을 싸는 것도 큰 숙제였다. 이삿짐을 풀고 자리를 새롭게 정리하면서 새로운 1년을 맞이하는 ‘쇄신’의 시간으로 의미를 부여해보았다.

◆체력단련
중학생들은 폭풍 성장의 시기로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항상 왁자지껄하며 열기가 넘쳐 추위를 느끼지 못한 듯하다. 이러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학생들의 열정을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곧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평소에 운동을 즐기는 청년 교사라 자부하지만, 핑계를 대보자면 2024학년도는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지내면서 운동에 소홀했다. 이를 반성하며 우선 명절 기간을 활용하여 ‘등산(고향 뒷산)·‘산스장’(산에 마련된 체력단련 시설)에서의 운동·집밥 먹기·푸~욱 자기’를 반복했다. 명절 이후에는 학교 운동장을 돌고 철봉에 매달리며 땀방울을 흘려보았다. 인간은 체력이 떨어지면 게을러지고 요령을 찾으며 결국 만사에 소원해지게 된다. 요령 피우지 않고 학생들을 진지하게 마주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2025년 1월 7일 화요일, 신규교사로서 처음 마주했던 학생들이 졸업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지고 볶으며 정이 많이 들었는데 떠나보내니 내심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잘 지도했는가? 스스로 돌아보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교사가 갖는 방학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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