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 피해 경험 10명 중 3.6명
친밀한 파트너 폭력 경험률 19.4%
교제폭력 경험 6.7%, 20·30이 많아

가적폭력이나 스토킹, 교제폭펵 등 관계 기반 폭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9월 30일부터 11월 18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여성 7027명을 대상으로 여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생 한 번 이상 여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36.1%로 집계됐다. 2021년과 동일한 기준으로 산출한 비율은 35.8%로 2021년(34.9%) 대비 0.9%p 증가했다. 피해 유형은 성적(53.9%), 정서적(49.3%), 신체적(43.8%), 통제(14.3%), 경제적(6.9%), 스토킹(4.9%) 등의 순이다. 최근 1년 내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7.6%로 2021년(6.2%) 대비 1.4%p 늘었다.

평생 가장 심각했던 성적 폭력의 80% 이상은 40대 이전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생 한 번 이상 여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 있는 응답자의 피해 당시 나이는 20대가 44.4%로 가장 많고 30대가 20.6%로 뒤를 이었다. 10대 피해도 18.9%나 된다. 경제적 폭력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37.5%)와 40대(34.2%)에 주로 발생했고 스토킹의 경우 20대(63%)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전체 응답자 중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19.4%다. 2021년 조사 때와 동일한 기준으로 산출하면 19.2%로 2021년(16.1%) 대비 3.1%p 늘었다. 피해 유형은 정서적 (56.7%), 신체적(54.1%), 성적(32.7%), 통제(23.2%), 경제적(10.6%), 스토킹(6.8%) 순이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평생 피해 경험률도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70세 이상(28.7%)이 20대(11.6%)보다 배 이상 높다.

전체 응답자 중 전·현 연인으로부터 한 번 이상 여성폭력을 경험한 교제폭력 비율은 6.7%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으로 산출한 값은 6.4%로 1.4%p 증가했다.

현재 우리 사회가 여성폭력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51.6%가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안전하다는 답변(20.9%)보다 배 이상 많다. 다만 안전하지 않다는 답변 비율은 2021년 대비 6.2%p 감소한 반면 안전하다는 응답은 4.6%p 늘었다.

일상생활에서 여성폭력 피해를 입을까봐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선 두렵다는 응답(40%)이 두렵지 않다는 답변(25.2%)보다 많았다. 2021년과 비교해 두렵다는 답변은 3.6%p 늘고 두렵지 않다는 응답은 9.4%p 줄었다.

여성폭력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아동·청소년기부터 이뤄지는 폭력예방교육’(35.6%)이 1순위로 지목됐다. CCTV·가로등 등 길거리 안전장비 설치·증설(26.2%), SNS 등을 통한 여성폭력 방지 캠페인(18.6%), 온라인상 성희롱 등이 일어나는 플랫폼·웹사이트 규제(11.9%)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책으론 피해자 지원(심리, 법률지원 등) 서비스 확대(42%)가 제시됐다. 가해자 처벌 측면에선 실질적 처벌(보호처분·감형 등 지양, 60.3%), 교육·치료 등 재범방지책 강화(23.7%), 판·검사 등 사법기관 종사자의 성인지 감수성 강화(16.1%)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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