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관광공사 등 13개 기관이 '미흡' 이하 평가를 받았다.
2년 연속 '미흡(D)' 평가를 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유병태 사장은 해임 건의 대상이 됐고, 중대재해가 발생한 국가철도공단 등 14개 기관에는 기관장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일 임기근 2차관 주재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이뤄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공공기관의 경영 노력과 성과를 S(탁월),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미흡(E)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 대상은 지난 2023년도와 동일한 공기업 32개, 준정부기관 55개 등 총 87개 기관이었다. 지난해 재무실적·생산성 등 기관 운영의 효율성과 사회적 책임 등 공공성을 중심으로 평가가 진행됐으며, 물가·주거안정, 투자확대 등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기관은 가점을 받았다.
평가 결과 등급별로는 ▷우수(A) 15개 ▷양호(B) 28개 ▷보통(C) 31개 ▷미흡(D) 9개 ▷아주미흡(E) 4개 기관으로 나타났다. 탁월(S) 평가를 받은 곳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없었다. 2022년 평가 이후 3년 연속이다.
A등급을 받은 15개 기관 중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5곳이다. 준정부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10곳이다.
한국가스공사 등 28개 기관은 양호(B), 강원랜드 등 31개 기관은 보통(C) 평가를 받았다. C등급 미만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미흡(D) 평가를 받은 곳은 공기업 6개, 준정부기관 3개 등 총 9곳이다.
공기업 중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주식회사에스알(SR),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대한석탄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D등급을 받았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우체국물류지원단, 한국국제협력단, 한국산업인력공단 3곳이 '미흡'에 포함됐다.
최하 등급인 아주미흡(E)을 받은 기관은 4개로 늘었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유일했고, 준정부기관에서는 우체국금융개발원, 한국관광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이 불명예를 안았다.
기재부는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해임을 건의할 예정이다. 경영평가에 따른 해임 건의 대상은 종합등급이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기관 또는 올해 E등급을 받은 기관 중 기관장이 일정 재임 기간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해당한다. D등급의 경우 최소 1년 이상, E등급은 최소 6개월 이상 기관장으로 재직해야 한다.
해임 기준에 해당하는 기관은 총 5곳이었지만, 재임 요건을 충족한 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 1곳뿐이었다. 나머지 4곳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재직 기간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경영관리 부문에서 윤리경영, 일자리 창출, 중장기 재무계획 수립 등이 미흡했고, 주요사업관리 부문에서도 전세사기 대응 부실, 보증사고 리스크 관리 미비 등이 평가단으로부터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영실적이 부진하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한 나머지 12개 기관의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하기로 의결했다. 경고를 받은 기관은 미흡 평가를 받은 기관 중 4곳,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 중 국가철도공단 등 10곳으로, 총 14곳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12개 기관은 안전 관련 개선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기관은 성과급이 유형·등급별로 60∼250%까지 차등 지급된다.
또한 한국남부발전 등 직무급 도입·운영실적 최우수 6개 기관은 내년 총인건비가 0.1%포인트(p) 더 지급된다.
반면 직무급 도입·운영실적에서 D 이하를 받은 기관은 오는 2026년도 경상경비 0.5~1%를 삭감한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한국철도공사 임원의 성과급은 25% 삭감하고 한국공항공사 임원의 성과급은 25% 자율 반납을 권고하기로 했다. 미흡 이하 평가를 받은 기관은 경상경비 삭감이 검토되며, 경영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경영개선 컨설팅도 받아야 한다.
감사평가에서는 4곳이 '우수', 30곳이 '양호', 20곳이 '보통', 4곳이 '미흡' 평가를 받았다. '탁월'과 '아주미흡' 평가를 받은 기관은 없었다. 감사 평가 대상은 상임감사·감사위원이 임명되는 62개 기관 중 작년 재임 기간이 6개월 이상인 58개 기관이다. 올해 공공기관 평가는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현장실사·이의제기·외부검증 등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