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대전서중학교는 지난 2·3일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5학년도 나라사랑·통일교육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였다. 통일교육은 벌써 3번째 이어지는 것으로 통일교육의 중요성과 교육적 효과에 확신을 담은 대전서중학교의 주요 교육활동 중 하나이다. 의미 있는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교무실에서 1박 2일의 계획을 다시 확인하고 몇 가지 서류와 구급상자를 챙기고는 곧장 운동장으로 뛰어갔다.

올해도 교장선생님께서 함께 해주셨다. 그만큼 이번 체험학습을 각별히 생각하시는 듯하다. 학생들이 안전벨트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하나하나 살펴본 뒤, 드디어 연천으로 출발하였다. 학생들에게 놀러 가는 것이 아닌 교실 밖에서 또 다른 수업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일깨워주기 위해 학생들에게 미션을 주었다.

교사: 여러분. 선생님이 퀴즈를 만들어보았어요. 1박 2일간 견학하면서 문제를 풀고 다 맞힌 학생에게는 상점을 부여하겠습니다.
학생들: 진짜요? 네!!!
학생1: 선생님. 땅굴 문제는 어떻게 풀어요?
교사: 그건 내일 견학하고서 풀어야지~~

첫 번째로 향한 곳은 열쇠전망대이다. 이곳은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곳으로 군의 통제지역이므로 일련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지만 들어갈 수 있다. 한참 동안 버스가 군인들이 있는 초소 검문소 앞에서 서 있으니 맛있는 연천의 짜장면을 먹고 신나있던 학생들의 얼굴에 사뭇 진지함이 묻어났다.

대전서중학교에는 요정이 살고 있다. 교육활동을 진행할 때마다 날씨와 상황이 항상 좋았기 때문에 생긴 이야기이다. 그 때문인가? 열쇠전망대에 가보니 현역 군인이 직접 브리핑해주는데 작년에 비해 너무도 잘해주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우리가 견학한 이후에 바로 연대장의 부대 방문이 예정되어 있었다. 서중학교 학생들 앞에서 최종 연습을 한 셈이었다. 브리핑 이후에는 망원경으로 DMZ와 우리 측 GOP, GP 및 북측 GOP, GP 등 북녘땅을 바라보며 학생들은 분단의 현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백마고지 전적지로 이동했다. 白馬高地慰靈碑(백마고지위령비) 앞에 나란히 서보았다. 비석에 적힌 한자를 읽어주며 백마고지 전투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여러 사람의 희생으로 지켜져 왔다는 점과 아직 전쟁 중이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다 함께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전쟁의 탄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노동당사를 잠시 둘러보고 숙소로 들어왔다. 이곳저곳 돌아보느라 지칠 법도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기운이 넘쳤다. 새벽 4시까지 불침번을 서며 학생들의 열기를 다스려줘야 했다.

둘째 날은 제2땅굴, 평화전망대, 월정리역을 차례로 견학했다. 특히 제2땅굴에서는 학생들의 안전모를 하나하나 씌워주면서 안전하게 보고 나오도록 안내했다. 퀴즈 중 한 문제가 북에서 땅굴을 만들었다는 증거를 찾아 제시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땅굴에 들어가서는 하얀색 페인트로 표시해둔 구멍, 미세하게 경사를 만들어 물이 흐르게 한 점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철원에서 대전까지 먼 길을 다시 내려왔다. 3번째 이어지는 서중의 통일교육에 나는 두 번째 참여하였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1박 2일을 하며 친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을 것이다. 또한 분단의 역사와 통일의 미래를 학생들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작년에 이어 학생들과 북녘땅을 바라보고 땅굴 속을 거닐었던 시간을 남겨본다.

▲ 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 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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