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 찬반투표서 92% 찬성표 던져
노정합의 이행체계 복원 요구하나
이뤄지지 않을 경우 24일부터 파업
“전공의 달래면서 우린 차별하나”

24일부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들어간다. 다만 정부가 문재인정부 시절 의료노조와 합의했던 이행협의체 복원을 통한 노정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전제로 달았는데 정부가 의정갈등 해소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이라 총파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의료노조가 지난 9~1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율 87.2% 중 찬성률 92.06%로 산별총파업이 가결됐다.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과 역대 가장 높은 찬성률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파업권을 확보한 조합원 수는 6만 334명이나 된다. 전체 조합원(8만 8562명)의 72.6%다. 이들의 명분은 문재인정부시절 체결된 9·2 노정합의 이행체계 복원을 핵심으로 한 7대 요구 쟁취다. 2021년 9월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보건의료인력 처우 개선,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제도화와 보건의료인력원 설립, 의료와 돌봄 국가책임제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의대 정원 확대, 주4일제 도입, 착한 적자 국가책임제, 보건복지부 주요 위원회에 의료노조 참여 확대 등에 정부와 합의한 안을 이행하라는 거다. 특히 이들은 해당 요구가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돼야 한단 점도 분명히 했다.
최희선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3년 6개월, 의정갈등 1년 6개월 동안 보건의료노동자는 의료 현장을 지켰지만 돌아온 건 임금체불과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 불법 의료 강요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의정갈등을 유발한 의대생과 전공의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의료현장을 지킨 보건의료노동자와의 대화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의료노조는 실망스러움을 내비쳤다.
최 위원장은 “다행히 복지부와 의료노조는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등에 대해 합의했지만 윤석열정부 3년 동안 지켜지지 않았다. 새 정부는 의대생과 전공의 문제해결에는 심혈을 기울이면서 희생과 헌신으로 국민을 지켰던 보건의료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는 왜 제대로 수용하려 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의료노조는 정부와 대화의 창구를 계속 열고 합의를 모색하겠지만 정부는 의대생, 전공의 등과 복귀 관련 대화를 한창 진행하는 만큼 의료노조와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적잖다. 의료노조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는 23일 파업전야제를 진행하고 24일 오전 7시부터 25일까지 상경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6일 대한적십자사 본부지부 총파업 투쟁 승리를 위한 산별집중투쟁까지 예고됐는데 응급실, 수술실 등 필수 유지 업무는 유지하기로 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