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양대 폭력조직이 보복 폭행을 벌인 끝에 경찰에 무더기로 송치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 1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 활동) 등 혐의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 등 범행을 주도한 19명과 조력자 1명을 구속 송치하고, 신규 조직원 2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불구속 송치된 26명 가운데 2명은 해외로 도주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송치된 45명 중 칠성파 조직원은 13명, 신20세기파 조직원은 32명으로 확인됐다.
두 조직의 충돌은 지난해 11월 부산진구 한 노래방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시작됐다. 당시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소속 조직원을 폭행해 뇌출혈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피해자는 과거 칠성파를 따르다 신20세기파로 옮긴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신20세기파는 보복에 나섰다. 같은 달 29일부터 지난 2월 1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칠성파 조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집단 폭행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치 8주에 이르는 중상 피해도 발생했다.
보복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월 6일에는 칠성파 소속 20대 남성이 신20세기파 중간 간부의 아파트에 잠복한 뒤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 곧이어 신20세기파는 조직원 17명을 소집해 흉기를 들게 하고 여러 대의 차량으로 나눠 타며 칠성파 조직원을 찾아 폭행했다. 이로 인해 칠성파 조직원 1명이 골절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고, 또 다른 조직원은 깨진 소주병에 찔려 얼굴 신경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 같은 폭력은 해운대 마린시티, 부산진구 서면, 중구 중앙동 등 부산의 중심 상권 일대에서 잇따라 벌어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신규 조직원들을 폭력조직 관리 대상에 새로 포함시켰으며, 현재 부산에서 활동 중인 폭력조직은 19개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직원들이 범행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정황도 드러났다”며 “지역의 안정을 해치고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행위자뿐 아니라 공모자와 배후 세력까지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1970년대 부산의 유흥업소와 오락실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온 지역 대표 폭력조직이다. 두 조직은 지난 1993년 칠성파 간부가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세력 다툼을 벌여왔으며, 해당 사건은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세력이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06년 양측 조직원 60명이 가담한 대규모 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2021년에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여전히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