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시인

제 자리 잃고
삐걱삐걱 낡고 닳은
엄마의 다리가 기운다
달이 기울도록
우는 나를 업고
백일홍 꽃밭을 돌았던
엄마의 다리가
더는 갈 수 없어
꺼이 꺼이
아프다고 운다
달이 진다고
서러워 운다
층층이 감긴 하얀 붕대 위로
그날의 백일홍 꽃물이
뚝뚝 떨어져 물들인다
김현수 기자
mak44@ggilbo.com

제 자리 잃고
삐걱삐걱 낡고 닳은
엄마의 다리가 기운다
달이 기울도록
우는 나를 업고
백일홍 꽃밭을 돌았던
엄마의 다리가
더는 갈 수 없어
꺼이 꺼이
아프다고 운다
달이 진다고
서러워 운다
층층이 감긴 하얀 붕대 위로
그날의 백일홍 꽃물이
뚝뚝 떨어져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