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남 신안 해상서 267명 태운 여객선 좌초. 연합뉴스
사진=전남 신안 해상서 267명 태운 여객선 좌초. 연합뉴스

전남 신안 해상에서 260여 명이 탑승한 대형 카페리가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3시간 10분 만에 승객 전원이 구조됐다.

목포해양경찰서는 지난 20일, 전날 오후 8시 17분쯤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쪽 족도 인근에서 씨월드고속훼리 소속 퀸제누비아2호(2만6546t급)가 좌초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제주를 오후 4시 45분에 출항해 목포항 도착을 앞두고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선체는 무인도인 족도 해안에 절반가량 걸쳐 올라간 상태였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27명이 통증을 호소했으나 모두 경미한 부상으로 전해졌고, 여객선 내 침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승객들은 SNS를 통해 “쾅 소리가 난 후 배가 기울었다”, “모든 승객은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안내가 나와 입고 맨 위에 올라와 있다”며 당시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기도 했다.

해경은 경비정과 구조정을 즉시 투입해 승객 대피를 시작했고, 사고 발생 3시간 10분 뒤인 오후 11시 27분까지 구조 작업을 모두 마쳤다. 승객들은 여객선 후미의 차량 탑재용 램프와 경비함정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동했으며 어린이, 임신부, 노약자 등이 우선 구조됐다.

사진=구명조끼 입고 구조 기다리는 좌초 여객선 승객들. 연합뉴스
사진=구명조끼 입고 구조 기다리는 좌초 여객선 승객들. 연합뉴스

구조된 승객들은 해경 함정 등을 통해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이송됐다. 첫 구조 인원은 오후 11시 10분께, 마지막 인원은 0시 40분경 부두에 도착했다. 구조에는 경비함정 17척, 연안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 등이 동원됐다.

퀸제누비아2호는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14.5m 규모의 대형 카페리로 최대 101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으며, 2021년 말 취역해 지난해 2월부터 목포–제주 노선에 투입됐다. 사고 당시 차량 118대도 함께 적재돼 있었다.

아랍에미리트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히 대응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조 상황을 실시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권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수습을 지원했다. 구조 완료 후 “큰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며 “사고 원인에 과실이 드러날 경우 관계 기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 주요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서 협수로 구간 내 자동 운항 전환 탓에 여객선과 무인도 간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항해 책임자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선박 조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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