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숙 시인

▲ 심영숙 시인

11월 초겨울
담벼락 아래 작은 정원은
누런 잎 듬성듬성
조급한 발걸음 잡는다

계절을 잊은 듯 뒤늦은 꽃 한 송이
차가운 바람에 화들짝 놀라
몸을 웅크린다

계절을 거스른 죄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분홍 채송화는
저버릴 운명을 타고났다

그래도 난 네가 이쁘다
나를 닮아 이쁘고
늙어버린 엄마 닮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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