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19일, 4인조 도둑이 사다리차를 타고 루브르 박물관 내 왕실 보석 전시관인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1499억 원 상당의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당한 보석에는 나폴레옹 1세가 둘째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나폴레옹 3세 부인이 소유했던 212개의 진주와 약 2000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 등이 포함됐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벨기에 출신 틱톡커 2명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근처에 자신들의 작품을 걸고 촬영한 영상이 논란이 되면서 박물관 보안 시스템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영상 속 이들은 "레고로 조립할 수 있는 액자를 만들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려면 여러 조각으로 분리해야 하지만 내부에서 다시 조립하면 된다. 그림도 둘둘 말아 내부에 가져간다"고 말했다.
검색대를 통과해 전시실에 도착하자 이들은 경비원들 몰래 한쪽에서 레고 액자와 자신들의 얼굴을 담은 그림을 조립했고 몇 m 떨어진 다른 벽에 레고 액자를 붙이고 떠났다.
이들은 "모나리자 벽에 걸 수는 없었다. 경비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같은 전시실에 걸어두긴 했다"고 설명했다.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영상 시스템 비밀번호는 누구나 쉽게 추측 가능한 '루브르'(Louvre)였다. 방위산업체 탈레스에 위탁한 또 다른 보안시스템의 비밀번호도 '탈레스'(Thales)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익명을 요구한 루브르 박물관 직원이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알려졌다. 또한 일부 보안 설비는 최근까지도 윈도2000과 윈도서버 2003으로 운영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루브르 박물관은 19일(현지시간), 사고 예방을 위해 감시카메라 설치를 확대하고 보안 직책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은 "절도 사건 이후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내년까지 박물관 주변 감시를 위해 약 100대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