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언 대표이사님! 우리 지역 문화 예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충심(衷心)으로 대전문화재단 창립 당시 이사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2대 박상언 대표이사의 취임에 대하여 여러 말들이 있었지만, 실무자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분이라는 전언(傳言)이 있어서 다행스러웠습니다. 그 동안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적은 없지만, 대전 문화예술의 발전을 기대하는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재단에서 하는 일들이 날로 확장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지역 문화예술인과 예술단체에서 가장 관심이 큰 사업은 공공재원 지원일 것입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도움을 받아 활동을 하게 되면 좀 보탬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도 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박상언 대표이사님! 대표님께서 이 사업에 대하여 얼마나 고심을 하였는가는 칼럼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지원 심의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두 꼭지를 잘 읽었습니다. 첫 번째 글에서 <공공재원 지원을 위한 심의회의.--위원 수 7명. 신청서별 종합 토론--위원별 전문성과 소신에 따라 충분한 의견 개진--네 가지 심의--최고와 최저 점수를 하나씩 뺀, 다섯 위원의 점수>로 지원 우선순위를 정한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글에서, 소수 위원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는 없으며, 위원의 전문성과 소신은 최대로 발휘될 수 있게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예술 프로그램 지원 심의의 공정성은 사람에 앞서 제도와 시스템으로 먼저 풀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태째 적용하는 대전문화재단의 지원 심의 제도와 시스템은 바로 그러한 노력의 소산>이라고 하였습니다. 박상언 대표이사님! 그토록 주도면밀(周到綿密)하게 시행하였음에도, 여러 단체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예(例)를 들겠습니다. 2013년 공공재원 지원 심의 장소, 전문가로 이루어진 7인의 심의 위원 도착, 세 명은 지역 밖에서 선정되었는데, 지인(知人) 몇몇 외에는 관심이 없음. 지역 심의 위원은 4명, 그 중에서 3명은 같은 대학 출신이었습니다. 그 3명 중에서도 1명은 충북 소재의 대학교수, 또 다른 1명은 충남 소재의 대학교수였습니다. 박상언 대표이사님! 때로 예술가들은 자신의 목숨보다도 귀하게 여기는 예술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보상은커녕 주위의 무관심과 질시 속에서도, 여러 예술가들이 모여 시간과 노력과 재원을 투자하여, 피와 땀으로 육성한 예술단체들이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오랜 기간 흘려온 땀의 결과를 심의할 사람들이 앞서와 같다면 기꺼이 승복할 수 있겠습니까? 대전광역시 문화체육국장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이지만, 대전문화재단 창립 당시, 담당부서 국장은 시장을 대리하여 이사로 참여하였었고, 지금도 관리부서의 책임자라서 묻습니다. 대전에는 10개도 넘는 대학이 있습니다. 예술활동에 조예가 깊은 분들도 부지기수(不知其數)입니다. 그런데 지역 위원 4명 중, 동일한 대학 출신 3명을 선정한 것이 정말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차년도에도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대전광역시 시장님! 대전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최종 책임자이시기 때문에 질의합니다. 외지 위원 3명이 대전의 예술단체 심사에 얼마나 정통하리라고 믿습니까? 심의 위원 3명이 대전의 예술 활동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셨습니까? 심의 위원 7명이 있지만, 지역 예술에 정통한 사람은 2명으로 보아도 무방한데, 앞으로도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대전의 예술가와 예술단체들은 공평하고 합리적인 심의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결과에 기꺼이 승복할 분들입니다. 이 글은 비판을 위해 쓴 글이 아닙니다. 우리 고장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시시비비(是是非非)를 확실하게 상기시키자는 ‘한밭문화예술포럼’ 회원들의 뜻에 따라 집필한 것임을 밝히며, 앞으로 (7)회까지 연재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