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품귀에 이사갈집 없고 분양받자니 부담커 한숨만

직장인 성 모(39) 씨는 요즘 회사에 출근해도 도무지 일에 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7월 초 만료를 앞두고 있는 전세계약 때문이다.한 달 넘게 이사 갈 집을 수소문해봤지만 전세 물량 자체를 찾을 수가 없고, 그렇다고 무리를 해서 집 장만을 하려니 부담이 만만치 않다.인근 아파트 집값이 연초에 비해 2000만 원 이상 오른 것도 선뜻 집을 장만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성 씨는 가을 이후 도안신도시를 중심으로 대전지역 아파트 준공이 이어져 하반기부터 대전지역 전세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지만 정작 가을 전에 전세계약이 만료되니 자신에게는 ‘그림의 떡’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집주인에게 계약을 2-3개월만 미뤄줄 수 있느냐고 제안해봤지만 집주인은 “그 때 세입자를 못 구하면 나는 어떡하느냐” “그 때가서 전세가가 떨어지면 그 차액을 누가 보전해 주겠느냐”고 반문하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2년마다 집구하기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염증을 느껴 이 기회에 신규 아파트 분양을 받을까도 생각해봤지만 분양가가 3억 원에 육박하니 엄두를 못 내고 있다.1억 원도 감당 못할 처지인데 2억 원가량을 대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이처럼 상반기 중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많은 세대들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이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이들은 저마다 “왜 하필 상반기에 전세계약이 끝나고 하반기에 신규 입주가 이어져 불과 몇 달 차이로 이토록 심각한 상황을 겪어야 하는지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다”며 푸념하고 있다.이 같은 상황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동안 도심 재개발 등 순차적으로 주택공급을 할 수 있는 정책이 구사되지 않은 채 손쉬운 신도시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주택공급이 특정시기에 몰린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공인중개사 임 모 씨는 “가을철에 대전지역에 대규모 신규 입주가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심한 전세난을 얼마나 해소시킬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며 “주택공급이 지역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개발, 재건축의 활성화와 민간임대 확충 등을 비롯한 포괄적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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