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어르신들, 된장 등 장류 제조
전통의 맛 알리고 노인 일자리 창출 기여

대전시 중구 사정동 백고을 마을의 한 초가집. 무럭무럭 김을 내뿜으며 누런 콩들이 한 가득 담겨 나온다. 사단법인 함께하는 세상(대표 양봉석)은 전통음식과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장류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이다. 2006년부터 노인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2009년 5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고 65세 이상 어르신 10여 명이 장맛을 책임지고 있다.
수 십 년 간 집에서 장을 만들던 노하우로 이 분야에선 도가 튼 어르신들이 순수 국산 재료만을 이용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장을 만드니 맛은 물론이고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할머니는 “좋은 재료로 깨끗이 담그는데 맛이 안 좋을 리 있겠느냐”며 한 자랑했다.
양봉석 대표는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이런 일자리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속적인 체험학습 등으로 자리를 잡아 가는 것 같은데 보시다시피 공간이 부족하다”며 “사회적기업을 위해 땅을 임대해 줄 수 있는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부지가 확보되면 학교급식에도 공장에서 나온 된장, 고추장이 아니라 시골집 할머니가 손주들을 위해 만든 맛의 제품을 납품하고 싶은 게 한 가지 바람이라면 바람”이라고 양 대표는 덧붙였다. 아이들에게 전통의 손맛을 간직한 된장에 두부 한모 숭숭 썰어 넣은 된장찌개로 맛난 점심을 먹일 수 있는 세상을 ‘함께하는 세상’은 꿈꾸고 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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