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세상 이사장
지금 우리의 정치판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당장 국정감사가 시작됐는데 정치권은 딴전을 벌리고 싸움질만 하고 있다.
온통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매달려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 있다와 없다는 두 패로 여와 야가 갈라져 서로 설전과 기자회견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 국민의 눈에 비치는 그 꼬락서니는 이전투구에 비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또 북한까지 이제는 방송매체를 통해 우리 정치에 왈가왈부 하면서 끼어들고 있으니 나라의 품격은 무엇이며, 또한 국제사회의 조롱꺼리가 되고도 남을 일이 아닌가?
야당은 좀 더 유연하고 성숙한 자세로 5년 후 수권정당으로서의 든든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기 위해 성장해 가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쌓아야 다음 정권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냐는 게 국민의 시각이고 바람이다.
야당은 국회를 전쟁터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 그리고 여당은 왜 아량과 금도를 가지고 야당을 포용하지 못하는가? 흔히 정치는 종합예술이라고 하는데 여당의 정치력이 모자라다는 국민들의 일부 볼멘소리가 있다는 대목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분란의 요체는 위에서 말한 대화록 상자의 뚜껑을 열어보자와 그게 아니라는 싸움인데 이제 국민들도 알만큼은 알았고 이쯤에서 정치의 본령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바가 뜻있는 층의 일반적인 견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판도라의 상자(Pandora’s Box)’를 열자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이다. ‘판도라의 상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제우스라는 신(神)이 모든 죄악과 재앙을 상자에 넣어 봉한 채로 인류 최초의 여성 판도라에게 주어 인간 세상으로 내려 보냈다는 상자다.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호기심이 생겨 판도라가 상자를 여는 바람에 인간의 모든 불행과 재앙이 그 속에서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판도라의 상자란 이처럼 ‘뜻밖의 재앙의 근원’을 의미한다.
이제 여도 야도, 그리고 국민들도 이 소득이 없는 싸움은 그만 두고 코앞에 닥친 국정감사와 민생의 산적한 현안을 풀어가는 국회 본연의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
여당은 그 판도라의 상자를 꼭 열어봐야 코가 시원한가? 그리고 야당의 서울시청 앞 천막정치는 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의 어느 나라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두고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정치가 아닌 시위를 하는가?
운동선수가 정해진 코트나 코스의 범주를 벗어나면 실격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기초적인 상식인데 왜 정치인들은 그런 부당한, 그리고 떳떳하지 못한 짓을 정치라고 생각하는지, 그 같은 한심한 작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삼류들이 하는 패거리 정치’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이제는 제발 정치를 ‘예측 가능한 정치’로,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정치’로 변모시켜 여와 야가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정쟁과 패거리 싸움은 이제 그만하고 또한 국론을 분열시켜 양극화로 몰고 가는 행태는 국민들은 이제 신물이 나고 역겹기만 하다. 집권 여당도 독선이니 불통이니 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춰질 때 민심은 차갑게 돌아선다는 것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여야가 최대의 공약수를 찾는 조화와 균형의 정치를 할 때 ‘아름다운 세상’은 한 발짝씩 앞당겨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 부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 역시 소리 지르고, 호통 치고, 싸움질 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보다 내실있는 국정감사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