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건강·여가 관심 많은 40대 이상 공략 활발

연구원 김 모(41) 씨는 최근 미국 출장을 가며 면세점에서 아내가 부탁한 화장품과 함께 자신의 스킨로션과 향수를 샀다. 김 씨는 투폰족이기도 하다. 기존 휴대폰 약정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4를 하나 더 구입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전엔 가족만 챙겼지만 이젠 반드시 나를 위한 선물도 구입한다”며 “자신의 스타일을 위한 소비에서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헌신적 가장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자신의 소비취향을 중시하는 중년 남성이 늘며, 이들을 겨냥한 기업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여기던 과거 중년층과 달리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자신의 건강·취미·여가·외모에 관심이 많은 40대 이상 남성 소비자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변화가 먼저 감지되는 곳은 의류·화장품 분야다. ‘꽃중년’이란 신조어가 유행하며 딱딱한 정장 뿐 아니라 스포츠나 캐주얼 브랜드로 다양하게 옷맵시를 뽐낼 줄 아는 40대 이상 남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40대 남성은 20~30대의 뒤를 잇는 스마트폰의 주고객으로 떠오르며, 정보기술(IT) 업계의 타깃이 되고 됐다. KT의 아이폰 이용자 연령대별 분포에 따르면 20~30대에 집중됐던 출시 초기와 달리 최근엔 40대 이용자의 비율이 두 자릿수대로 늘고 있다.건강 기능식품 업체인 대상웰라이프는 제품명에 ‘중년’의 의미를 담아 ‘미들러’(middler)를 출시하기도 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40대 이상 남성 소비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한 전후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세대이자, 현 디지털 시대에 차츰 적응해 가는 일종의 이민자로서 자아실현 욕구가 큰 계층”이라며 “이들은 구매력과 뚜렷한 선호도를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기업이 공략해야 할 주요 소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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