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용철 목사

2014년은 벧엘의집이 15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15년을 시작하는 해다. 그래서 올해 벧엘의집 목표를 ‘가던 길을 멈추어 서서’라고 정했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왔던 벧엘사역을 한 번 정리하므로 그동안 창립고백을 얼마나 실천했는지를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은 반성하고, 새롭게 요구되는 비전을 세워 다시 달려갈 15년을 준비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여기에서 창립고백을 담은 비전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던 길을 멈추고 왜 우리는 그런 창립고백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물어봐야 할 것이다.

왜 우리는 벧엘의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며, 예수가 계신 자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머리? 아니면 심장?, 그것도 아니면 얼굴? 몸의 모든 부분들이 모두 소중하기에 모두가 중심일까? 아니다. 몸의 중심은 바로 아픈 곳이 아닐까? 평소에는 있는지 없는지 별로 신경 쓰이지 않던 새끼손가락 끝에 작은 가시 하나가 박히면 온 신경이 손가락 끝으로 집중된다. 온 신경이 집중되는 곳 그곳이 바로 몸의 중심이고 신경이 집중되는 곳은 아픈 곳이다. 이렇듯이 세상의 중심도 아픈 곳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서 가장 아픈 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있는 자리, 억울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자리, 가진 것이 없고 배운 것이 없어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무시당하는 사람들의 자리다. 그러나 이곳은 하나님의 관심이 집중되는 자리이자 하나님이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자리로 하나님이 직접 일하시는 자리이기도 하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다. 의사는 아픈 사람에게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선언하신 예수의 말씀처럼 하나님은 지금 가장 아파하는 자리에 와 계신 것이다. 그러기에 벧엘운동의 자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파하는 자리여야 하는 것이다. 그 자리로 내려가 그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고백이나 비전은 바로 그 아픔을 이겨 내보려는 몸짓일 수 있다.

벧엘운동은 아파하는 사람들이 왜 아파하는지 묻고, 그 아픔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운동이 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픈 곳이 너무도 많다. 그러기에 지금 이 자리의 아픔만을 붙잡을 것이 아니라 모든 아픔에 관심을 갖고 함께 그 아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한다. 비를 맞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비를 맞는 자리로 내려가 함께 비를 맞으며 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연대가 돼야 하며 2014년 벧엘의집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인 것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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