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6500만 달러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드림윅스의 신작 ‘드래곤 길들이기’는 평론가의 호평을 받아 ‘슈렉4’만큼 큰 기대작으로 올라섰다. 처음엔 단순히 3D라는 점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고 여겼지만, 올해 개봉할 두 편의 애니메이션 속편만큼이나 기대주로 떠오르는 중이다. ▲히컵과 투슬리스, 친구되다참담하고 척박한 버크 섬은 해충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그 해충은 바로 드래곤이다. 바이킹은 드래곤이 와도 먹이를 내주지 않고 싸우지만, 집이 부서지고 피해는 늘어간다. 바이킹 족장의 아들인 히컵은 아버지 말씀대로 드래곤 훈련을 받지만, 그 전에 드래곤과 전투에서 자기가 던진 쇠줄에 제대로 드래곤이 맞았는지 확인을 하러 간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간 숲에서 히컵은 최고의 드래곤으로 불리는 나이트 퓨어리를 잡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지만, 자신만큼 떨고 있는 드래곤을 차마 죽이지 못한 히컵은 쓸쓸히 돌아간다. 다음날 피라미 훈련에서 드래곤은 먹이를 죽여야만 싸움을 끝마친다는 것을 알게 된 히컵은 나이트 퓨어리의 행동이 의아했다. 다시 숲으로 돌아온 그는 꼬리 날개가 다쳐 날지 못하는 드래곤을 발견한다. 투슬리스라고 이름을 붙인 히컵은 그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며 환심을 사고 그들의 우정은 시작된다. 한편 히컵의 아버지는 드래곤의 본거지를 찾지 못하고 돌아와 아들이 최고의 전사로 뽑혔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적응 못하는 주인공이 새로운 동물친구를 사귀는 과정은 익숙하지만, 이 영화는 적이면서 극명하게 나뉘는 성격을 가진 그들이 점차 상대를 닮아가고 보완하는 점에서 주종관계가 아닌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 가운데 투슬리스를 통해 드래곤의 특징을 파악한 히컵이 훈련장에서 다른 용을 KO시키며, 드래곤을 친구로 둔 덕을 톡톡히 이용하는 재치는 진부한 줄거리를 유쾌하게 벗어나 재미를 가져다준다. 특히 이들의 우정을 한눈에 보여준 히컵의 비명소리에 달려온 투슬리스는 해리포터가 소환한 파이어볼트마냥 진하면서 짜릿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들의 뜨거운 우정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3D영화는 3D로 봐야한다2D로 만든 영화를 3D로 변환하여 본 사람들은 3D로 만든 영화여야 3D로 볼 맛이 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아바타’ 이후, 제대로 된 3D 맛을 느끼지 못한 사람으로서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부터 3D로 작업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든 확실한 3D영화의 경지를 경험했다. 굳이 공을 앞으로 튕기는 장면(몬스터vs에이리언)을 넣지 않아도 버크 섬을 배경으로 한 드래곤의 움직임과 피라미 훈련장소에서 용을 상대로 싸우는 장면에서도 방어벽과 원형 경기장을 통해 입체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비행이었다. 63빌딩 아이맥스관을 노린 듯한 이들의 비행에서 비행각도로 바다 위를 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가희 드래곤계의 적토마라 칭할 정도로 애완 용의 성능은 아주 뛰어났고, 그의 날렵한 몸짓에 안 그래도 추운 날씨에 더욱 시원한 바람을 체험할 수 있었다. 구름 위에 올라 하늘을 아래에 두고 비행하는 장면은 처음 탄 아스트리드가 인정할 정도로 배경과 함께 어우러져 환상 그 자체라 할만 했다.▲애니메니션은 아이들의 전유물?‘드래곤 길들이기’는 3D관람이 3D제작일 때 그 효과가 확실하다는 걸 알려준다. 기특한 건 작년 ‘몬스터vs에이리언’의 악몽을 드래곤의 힘찬 날개짓으로 기억에서 없애버린 것이다. 3D기술로만 승부했던 지난번 작품에 비해 바이킹 소년과 드래곤의 우정을 다뤄 모험과 우애를 눌러 담은 이번 영화는 스토리나 기술적인 면 모두 만점에 가깝다. 우정과 더불어 부자(父子)가 서로를 인정하며 가족 간의 화합을 모색한 것도 만족스러운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이렇게 순탄하다면 ‘드림윅스’라고 할 수는 없을 터. 착하고 순한 애니메이션 기준에서 파격적인 엔딩을 한 ‘드래곤 길들이기’는 도전을 즐겨하는 드림윅스 작품의 대를 잇기 충분했다. 이번 작품은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의 전유물이란 속설을 깨뜨린 ‘쿵푸팬더’에 이어 쐐기를 박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1편의 흥행에 힘입어 2013년 속편이 나온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는데, 이미 길들인 드래곤은 제쳐두고 인간이 또 다른 상상의 동물을 다루기 위해 나서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다음에는 해태일까, 아니면 유니콘일까. 뭔지 몰라도 또 신나는 모험을 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네이버 파워블로거 ‘재현랄프’http://blog.naver.com/lalf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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