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쇼크 피해자 발생땐 즉각신고

접촉하지 말고 주변전력 차단해야

참새가 고압선에 앉아 있어도 감전이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전압의 전선이 있어도 전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독수리와 같은 큰 새가 두 고압선에 걸쳐 있게 되면 어떻게 될까? 바로 감전된다. 전압의 차이로 인해 전류가 한 곳에서 다른 한 곳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땅 위에 있는 사람이 전선을 만져도 감전이 될까? 당연하다. 사람의 몸을 타고 지면으로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사람의 몸은 저항값이 작아서 약한 전류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손·발이 젖어 있을 경우 저항값은 더 작아져 전류의 크기는 더 커지기 때문에 위험하다.

대부분의 전기설비가 접지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접지는 일반적으로 길거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변압기의 2차 측전선 중 하나를 대지에 연결하는 것으로 기기 외함의 전위를 대지와 동일한 0전위로 유지하고 대지를 전기회로의 일부로 이용해 감전 사고를 방지한다. 접지 저항값이 작을수록 대지로 흐르는 전류의 크기가 커져 누전이 발생하더라도 전류의 대부분은 접지선으로 빠져나가 사람에게로 흐르는 전류의 크기는 작아져 안전하다.

같은 맥락에서 다가올 장마철, 감전예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습기가 많은 장마철엔 누전사고가 일어나기 쉽다. 누전에 의한 감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집안에 설치된 누전차단기 작동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또 장마철이 되기 전에 가전제품 전선 상태를 확인하고 집과 연결된 외부전선 상태도 살펴봐야 한다. 침수된 길에서 보행자가 가끔 감전사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침수된 곳의 전기시설물(가로등·신호등) 주위에서 전류가 흐르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장마철엔 맨홀뚜껑도 위험하다. 그래서 최근엔 철제 대신 고강도 플라스틱 맨홀뚜껑을 사용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장마철엔 전기가 평소보다 20배나 더 잘 통하는 만큼 감전사고 예방에도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감전쇼크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급차를 부르는 게 첫 번째고 바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감전쇼크에 의해 호흡이 정지됐을 경우 혈액 중 산소함유량이 1분 이내에 감소하기 시작해 산소결핍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바로 인공호흡 등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감전사망자의 95% 이상을 소생시킬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게 있다. 감전사고자를 구하기 위해 바로 사고자와 접촉하면 2차 감전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 전력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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