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분야 유일한 출연硏

개인체질 따른 맞춤의학 실현

침·뜸 새로운 기기 개발 분주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온고창신(溫故創新) 연구 모델로 창조경제를 실현해 나간다. 전통지식에 현대 과학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간다는 복안이다.

한의학연은 1994년 설립된 이래 한의기술에 기반한 융합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해왔다. 한의학 분야에서 유일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한의학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의 R&D를 수행하는 종합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개원 이래 한의학연은 당뇨나 비만,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한의학적인 진단과 치료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만성질환의 대표주자로 불리며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당뇨병과 관련해 당뇨합병증 예방·치료에 효과적인 후보물질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현대의학에서 맞춤의학이 요구되는 흐름에 발맞춰 개인의 체질별 특성을 이용한 맞춤의학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면영상과 음성, 체형, 설문을 통해 체질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체질진단 도구(툴)를 개발하는 한편 맥을 진단하는 기기인 맥진기와 혀의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설진기도 한의학연의 작품이다. 현재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대학 한방병원에서 임상실험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한의학연은 지난해 4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보완대체의학학회인 ICCMR에서 객관적으로 일본에 비해 열세였던 상황을 역전시켜 2015 ICCMR 총회를 유치(제주도)하기도 했다. 도 전통의학 국제 표준화 기구인 ISO TC249 4차 총회에선 3건의 국제표준을 만들어 냈다.

이밖에 한의역사박물관과 한의과학관, 향약표본관을 구축, 한의학에 대한 쉬운 접근을 돕는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의학 꿈나무 육성을 위한 전국 퀴즈대회(찾아라 어린이 허준), 약용식물을 현장에서 체험하는 ‘KIOM 본초탐사대’, 특수교육아동·다문화가족·한부모자녀·소년소녀가장 초청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등 교육기부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한의학연은 최근 온고창신 연구모델을 새로운 방향타로 설정, 연구원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한의학의 미병(未病) 개념을 활용해 한의학 중심의 예방의학을 연구개발하고 한의학·생명공학·ICT를 융합해 만성·난치성 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어혈 진단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융·복합 연구 사업에 착수했다. 특히 우리 민족 최고의 의서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된 ‘동의보감’을 1613년 이후 400년 만에 전면적으로 수정·보완하는 ‘신동의보감’ 편찬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발간 400주년을 맞은 동의보감의 업적을 계승하고 동의보감 편찬 이후 현대 과학적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를 통해 현대 한의학의 임상적, 과학적 성과를 반영한 통합형 한의학 지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약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면서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증대됨에 따라 안정적으로 한약을 확보하기 위해 ICT 융합 대체 한약 자원 확보 사업인 ‘K-허브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창조경제 개념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기존 침과 뜸을 대체하는 신침·신뜸 기기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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