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고 벽면 녹물 뒤덮인 모습 종합터미널과 마주하고 있어
건물 소유권 확보 최대 걸림돌 업체·입주자 등 함께 고민해야

▲ 공주시 관문인 종합터미널 옆 옛 시외버스터미널 건물이 외관 곳곳에 금이 가고, 벽타일이 떨어진 채 속살을 드러내고 있고, 시뻘건 녹물이 벽면을 뒤덮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건용 기자

공주시 신관동의 옛 시외버스터미널이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해 관광예술도시 이미지에 먹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곳은 공주시의 관문인 종합터미널과 마주보고 있어 공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건물 외관 곳곳에 금이 가고, 벽타일이 떨어진 채 속살이 드러나 있다. 흘러내린 시뻘건 녹물이 벽면을 뒤덮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 공주 관문 관광예술도시 이미지 먹칠
지난 2009년 8월 15년째 파행을 겪던 터미널 이전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이 건물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하루 수백 대의 차량이 드나들던 주차장과 차고지는 인근 웨딩홀의 손님맞이용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형편이고, 내부는 상태가 더 심각해 입주자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1991년 신축 이후 제대로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음산한 분위기마저 자아내는 등 폐가나 다름없다.

더구나 파행 운영되던 당시에도 버스 진출입구 부근은 건물 붕괴 우려로 접근을 금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대책이 시급한 상황으로, 외지인들에게 관광공주의 첫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잣대가 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흉물로 방치돼 학생들의 탈선장소로 활용되면서 개발 필요성에 공감하는 공주시도, 사업 지연에 따른 수백억 원의 금융비용 발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행사도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원하고 있지만 양측 모두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4월 옛 시외버스터미널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자동차정류장 용도) 폐지로 개발계획이 가속도를 내는 듯 했으나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사업시행자인 ㈜디보스프로젝트(대표 최낙곤) 측은 일반상업지인 시외버스터미널 1만 4507㎡ 부지에 용적률 752%를 적용해 주차장(지하 1~3층) 3만 3557㎡, 제1종 근린생활시설(지상 1~2층) 7260㎡, 공동주택(지상 3~44층) 10만 4713㎡ 등 총 연면적 14만 5530㎡의 주상복합아파트 4개동을 신축하겠다는 내용의 주택건설사업 승인 신청서를 공주시에 제출했으나 건물소유권 미확보로 반려됐다.

2014년 현재도 토지소유권은 97%를 확보하고 있지만, 지상권 확보는 38%대에 머물러 난항을 빚고 있다.

시는 해당 건물에 10년 이상 거주자가 있는 만큼 건축물 소유자의 80% 이상 동의를 구해야 개발승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며, 현재 추진 중인 공산성 등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가로경관과의 조화, 시 건축조례에 따른 높이 제한 등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행사는 각종 민원과 보완사항을 수용한다는 입장으로 조건부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조건부 승인이 날 경우 터무니없는 보상가를 요구하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입주자들과의 협상에 순풍이 불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나, 시는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 소유권 확보 최대 걸림돌… 대안없어 한숨만
공주의 대표적 도심 속 흉물로 자리 잡으면서 주변 상권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안전사고 위험과 우범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22억 원을 호가하는 주차장 부지를 시에 기부 채납하면서까지 공주시민의 숙원이던 터미널 이전에 크게 기여했고, 시의 터미널 이전 추진은 곧 해당 부지의 개발을 기정사실화한 것인 만큼 성의 있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것.

현 입주자들의 자세 변화도 촉구되고 있다. 속칭 ‘알박기’식으로 거액의 대가를 요구하는 일부 입주자들의 욕심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언제까지 흉물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으로 무작정 반대한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풀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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