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LG 리오단과 NC 찰리

 19일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출장자 명단을 보면 '용병 빈부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신생구단인 NC는 단기간에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올해까지 다른 구단보다 1명 많은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있다.

NC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4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하는 찰리 쉬렉, 에릭 해커, 태드 웨버와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가 NC의 투·타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반면 LG 엔트리 중 외국인 선수는 투수 코리 리오단과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 둘뿐이다.

수적으로도 열세지만, 용병들의 무게감을 살펴봐도 LG가 NC에 밀린다.

NC는 올 시즌 용병 농사를 가장 잘 지은 구단으로 손꼽힌다.

에이스 찰리는 올해 12승 8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정규리그 4위인 3.81를 찍었다. 특히 찰리는 지난 6월 24일 LG를 상대로 14년 만의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에릭은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아 8승 8패에 그쳤지만 NC 마운드에 안정감을 주는 데 기여했고, 웨버도 9승 6패로 호투했다.

테임즈는 올 시즌 타점 부문 2위(121점), 홈런 3위(37개)에 오를 정도로 맹활약했다. 또 이승엽(삼성)과 함께 가장 많은 결승타(17개)를 날리는 등 기회에 강한 모습으로 4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올 시즌 용병으로 속병을 앓은 구단도 많았지만 NC가 1군 진입 2년차에 창단 최단기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든든한 용병들의 활약이 컸다.

반면 LG에서 믿을만한 외국인 선수는 리오단 정도다.

올 시즌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한 리오단은 LG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리오단과 함께 LG의 투수 용병으로 활동한 에버렛 티포드는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됐다.

손가락 부상을 당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티포드는 5승6패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10월에는 2차례밖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불펜 등판해 홈런 등 안타 2개를 맞고 2실점하며 ⅔이닝 만에 내려왔다.

스나이더는 홈런 등 장타에 능한 거포 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7월 말부터 허벅지와 골반 통증을 호소했고 머리에 공을 맞는 부상까지 당한 이후로 타율 0.210, 17타점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주로 대타 카드로 출전해왔지만, 양상문 LG 감독은 최근 스나이더의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다며 그를 준플레이오프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스나이더가 실제로 적시에 기량을 발휘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사실 LG가 극적으로 정규리그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과정을 살펴보면 용병보다는 토종 선수의 활약이 더 컸다.

토종 선발투수 우규민과 류제국의 시즌 성적은 각각 11승5패, 9승7패로 NC 외국인 투수들에 못지않거나 오히려 더 좋다.

양 감독이 티포드를 대신해 중용할 계획인 신정락은 지난 6일 NC를 상대로 7⅓이닝 동안 안타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고 호투하며 '팀 노히트 노런' 기록을 세운 주인공이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이병규(등번호 7)가 외국인 타자 부럽지 않은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이병규는 지난 17일 롯데전에서 연타석으로 2점 홈런 2방을 터트리리는 등 타격감이 상승해 있는 상태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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