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좋은 곳서 음식값 폭리 취해 콘크리트 시설·철 구조물 설치
자연훼손·재난안전관리 무방비 '무늬만 단속' 아닌 철퇴 가해야

▲ 국립공원 계룡산 동학사 계곡을 일부 음식점들이 점령, 불법영업행위는 물론 불법시설물까지 곳곳에 널려 천혜의 자연자원을 훼손하면서 탐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건용 기자

<속보>= 국립공원 계룡산이 일부 상인들의 몰지각한 영업행태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4대 명산 중 하나인 계룡산이 무분별한 난개발로 몸살을 앓으면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인 가운데 일부 음식점들의 불법영업 행위가 극성을 부려 탐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불법 구조물 극성… 탐방객 ‘눈살’
지난 2012년 계룡산 갑사·동학사 2개 지구 22만㎡가 국립공원 관리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상가와 모텔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등 이쪽저쪽에서 마구잡이로 파헤쳐져 보호돼야할 자연자원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룡산 장군봉 아래쪽은 현재 40여 개의 모텔이 성업 중일 정도로 눈꼴사나운 ‘모텔촌’으로 변모, 무분별한 개발이 소위 ‘불륜과 애욕(愛慾)의 거리’라는 오명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본보 2014년 12월 10일 14면 보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이라기보다 난개발을 방치함으로써 뜻 있는 시민들의 장탄식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음식점들의 불법행위 또한 극성을 부려 공주시의 관광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

계룡산 동학사 입구인 무풍교 위쪽 계곡의 경우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지만, 일반 탐방객들의 출입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곳 계곡을 16개 음식점들이 점령해 불법 영업행위를 하고 있지만, 지도와 단속의 손길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여름이면 음식점들이 내놓은 평상과 탁자, 돗자리가 계곡에 빽빽이 들어차 탐방객과 상인들 사이에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 계곡에서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음식을 사먹어야 하는 실정이다.

목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무단 점유한 채 성업 중인 이들 음식점은 자릿세 대신 음식 값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속수무책이다.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로 불법 영업을 눈감아 주고 있다 해도 과언 아니다.

더구나 계곡 곳곳은 바닥을 평평하게 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타설하는가 하면 햇빛을 차단하기 위한 철 구조물이 곳곳에 세워져 있고, 하천으로 내려가기 위한 불법 콘크리트 구조물을 음식점마다 설치해 자연훼손은 물론 재난 및 안전관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 무늬만 단속…봐주기로 일관
불법영업이 극성을 부리는 것은 1968년 국립공원 지정 이전부터 이곳에서 영업해 온 음식점들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제대로 정리하거나 단속하지 않은 탓도 있다. 적극적인 매입 노력을 기울여 천혜의 자연을 탐방객들에게 돌려 줬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형식적인 단속에 그치는 등 무신경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사무소 관계자는 “무풍교 위쪽 계곡의 경우 2009년까지는 국립공원 관리지역이었으나, 2010년 관리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현재는 공주시 관할”이라면서 “공단이 관리할 당시에는 호객행위에 대해서도 엄단하는 등 불법을 용인하지 않았던 만큼 하천에 불법 구조물이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기보다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주시 관계자는 “영업장을 벗어난 야외영업이 명백한 불법이지만, 단속 인원이 부족하고 생존권을 내세운 업주들의 강력한 저항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로써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의 불법행위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동학사 계곡이 병들고 있는 만큼 지난해 천년고찰 마곡사 인근 태화산 상원골 계곡에 대해 불법 시설물을 강제 철거한 것과 마찬가지로 위법행위 근절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또 무풍교 인근에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 등을 설치해 일반 탐방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물놀이 등 자연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학사 일대의 불법 시설물 및 불법 형질변경에 대한 일제와 함께 자연생태계 보전 및 불법 무질서 행위에 대한 법질서 확립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며, 단속과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시민과 탐방객들에게 돌려주려는 음식점들의 의식개선과 함께 불법행위를 눈감으면서까지 음식을 즐기려는 시민 자세 또한 바뀌어야 천혜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후세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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