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관섭(배재대 홍보팀장·전 대전일보 기자)
얼핏 글쓰기는 학생들과 전문가들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글쓰기는 모든 사람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요인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때문이다. 무선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평소 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와 SNS로 자연스럽게 소식을 전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또 회사에서도 메신저나 메일로 업무내용을 주고받는다. 이럴 때 자신의 뜻을 정확히 글로 표현하여 전하고 업무의 핵심을 적시하는 것이 모두 글쓰기의 한가지이다. 이제 글쓰기는 단순히 숙제차원의 글짓기가 아니라 사회생활과 직장에서 소통하고 업무능력을 인정받는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이다.
이러한 글쓰기의 중요성은 서점가의 풍경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현재 종합 베스트셀러 5위를 달리고 있는 책이 바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그동안 에세이를 쓰면서 배우고 익힌 노하우를 책으로 전수한다. 저자는 “세상이 글쓰기를 요구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힌다. 그동안 정치활동을 후원해준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청소년을 위한 무료 논술 특강’을 진행했는데, 기대와는 다르게 청중의 절반이 성인들이어서 아예 이들을 위한 책을 썼다고 한다.
유시민 전 장관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하되,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는 글을 쓰고 전개하는 방법론이다. 좋은 글은 양질의 풍부한 재료에서 나온다. 풍부하고 좋은 재료를 구하는 방법은 독서가 제일이다. 따라서 책읽기도 학생시절 공부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하고 높이기 위해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인 것이다.
대학들도 책읽기와 글쓰기 관련 강좌 개설을 늘리고 있어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배재대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글쓰기와 의사표현 능력을 키워줄 목적으로 ‘사고와 표현’ 이란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데, 2300여명이 듣고 있는 인기강좌가 됐다. 학생들은 단순히 강의를 수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별도로 연계된 글쓰기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인 지도를 받는다.
수강생들은 우선 15주 동안 연상훈련과 표현력 기르기, 전개방식 등 글쓰기 전반에 대한 이론을 공부한다. 이론공부와 함께 25개 분야 220권의 추천도서 가운데 한 권을 읽고 온라인으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지도교수는 제출된 에세이를 2차례에 걸쳐 첨삭지도를 한다. 첨삭지도 외에 대면 지도를 받거나 방학 중에는 추가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이 강좌 수강생 94.5%가 글쓰기 실력과 의사표현력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글쓰기 교실이 효과가 높음에 따라 이번 학기에는 읽기교실도 개설했다.
읽고 쓰고 말하기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 녹아있다. 읽고 쓰기를 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능력도 커진다. 현대인에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곧 자신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누구에게든지 읽고 쓰고 말하기는 게을리 하지 않고 평생 지속해야 할 삶의 한 과정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