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산 등산객들·주민의 새 쉼터

 

천안 동남구 광덕면은 충남 전체를 통틀어 가장 산이 깊은 곳 중 하나이다. 천안은 6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라지만 광덕면은 산이 깊은 곳이다. 그래서 전국 최고의 호두 주산지이기도 하다.

보산원리는 광덕산과 망경산을 중심으로 용경천의 유역을 이루는 곳이다.
전형적인 산지형 도랑으로 과거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휴식처였지만 오랜 세월 부실한 관리로 퇴적물이 쌓이고 잡초와 잡목이 우거져 휴식처로서의 기능이 상실됐다.

마을 주민들은 도랑을 살려내고 도랑 살리기를 통해 실종된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기로 하고 사업 대상지 공모에 응해 최종 선정됐다.

도비와 시비 각 3000만 원씩 모두 60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대대적인 도랑 살리기 프로젝트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평균적으로 마을 도랑 살리기 사업에 지원되는 재정은 대개 3000만 원으로 한정돼 있지만 이곳은 2배인 6000만 원을 지원 받았다.

사업도 2013년 상반기 착수해 2014년 하반기까지 2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

정비를 한 구간은 1㎞ 남짓으로 깨끗하게 정비해 아이들이 언제라도 들어가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끔한 모습이 됐다.

보(湺)를 설치해 낙차를 이용한 폭포가 생겨나게 했고, 오염된 퇴적물을 제거하고 깨끗한 모래를 깔았다.
축대를 보강하는 한편 옹달샘을 설치했다. 또 오수관을 매립하기도 했다.

도랑에는 연꽃 500본을 심었고, 도랑 주변에는 엄청난 양의 코스모스를 심었다.
2년 가까운 시간 마을 주민 전체가 나서 대대적으로 정비 사업을 벌인 결과 도랑은 옛 모습으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너무도 말끔해진 모습을 보고 가장 많이 감동을 받고 놀란 것은 주민들 스스로이다.
주민들은 12월에 진행된 환경교육에도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환경에 대한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을 통해 EM 흙공 만들기, EM 발효액 만들기 등의 실습과 함께 장바구니 만들기도 병행했다.
물이 맑아지고 도랑이 깨끗해지니 어느 누구도 도랑 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다.

새롭게 만든 옹달샘 주변은 마을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가 됐다.
이종관 마을 도랑지킴이는 “광덕산 등산객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기만 하던 곳인데 이제는 차를 세우고 내려 손을 씻고 가는 도랑이 됐다”며 “도랑 살리기 사업 추진 후 주민들의 환경 마인드가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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