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바다와 가까운 태안 원북면 반계2리의 도랑은 하천이나 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도랑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그래서 반계리 도랑은 서해의 수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원북면 사무소가 위치한 면소재지에서 바로 가까운 반계2리는 불과 10~15분이면 해안가에 이를 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마을이다.
인근에 해수욕장과 항구가 발달돼 있고 대형 화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는 반계2리는 관광객이 늘어가고 각종 시설들이 늘어나면서 점진적으로 도랑 물이 오염돼가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도랑과 연결되는 일호저수지와 이호저수지를 통해 인근 수도작 농경지의 농업용수를 공급받고 있어 마을 도랑의 수질은 농사와 직결되는 요소일 수밖에 없다.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어려서 가재 잡고 물장구치던 도랑을 더 이상 오염 도랑으로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대대적인 도랑 살리기 운동을 벌이기로 결의를 모아 태안군에 도랑 살리기 사업 응모를 해 사업 대상지로 확정됐다.
2014년 도비와 군비 각 1500만 원씩 모두 30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 받아 마을 도랑 100m에 대해 오염토를 준설하고 조경석을 쌓는 등의 도랑 살리기 사업을 진행했다.
50㎥의 오염토를 준설했고, 60톤의 조경석을 가져다 도랑 주변에 배치했다.
오염원을 제거하는 수생식물을 식재하고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도랑 정화활동도 벌였다.
마을에 식재한 수생식물을 모두 800주로 잡초를 제거한 자리에 수생식물이 자리를 잡으니 도랑은 삽시간에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잡초 덤불에 가려 접근 자체가 어렵던 도랑이 공원 같은 도랑으로 모습을 바꿨다.
물리적 정화활동과 오염원 제거 못지않게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수시로 주민교육이 이루어졌다.
2차례에 걸쳐 마을 회관에서 주민 간담회를 겸한 환경 관련 강의가 진행됐고, 논산 소재 우수 마을로 선진지 견학도 다녀왔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치를 때마다 100여 명의 주민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마을 도랑지킴이인 정창득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협심해 도랑을 살려내겠다는 각오로 공동 작업을 하고 같은 마음으로 교육을 받게 되면서 도랑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졌다”며 “어릴 때 놀던 도랑 모습을 되찾고 나서 주민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시는 오염된 도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주민들의 각오가 남다르다”고 소개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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