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터·징검다리…실용적인 멋 흐르네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청정지역 청양.
물 맑고 공기 맑아 청양이란 이름이 붙여진 곳이지만 이곳에도 역시 오염의 검은 그림자가 찾아왔다.

오랜 기간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한 도랑은 퇴적물이 쌓이고 오염원이 유입되는가 하면 갖가지 외래식물이 넝쿨을 이뤄 점차 생명력을 잃어갔다.

그러던 중에 충남도가 주관하는 도랑살리기운동이 시작됐고, 화성면 수정리 새터마을 주민들은 응모 절차를 통해 사업대상지로 낙점됐다.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충남도와 청양군으로부터 각 1500만 원씩 모두 30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1㎞에 이르는 도랑을 정비하는 데는 턱 없이 부족한 비용이지만 관에서 지원받은 비용은 장비를 동원한 공사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인력 제공은 모두 주민들 스스로가 나섰다.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 동안 주민들은 유실된 제방에 석축을 쌓아 홍수에 대비했고, 오염수가 흐르던 실개천을 정비해 옛날 빨래터를 복원하기도 했다.

운치 있는 징검다리도 만들어 실용성과 함께 멋스러움을 더했다.
징검다리와 함게 친환경 나무다리도 만들었다. 이 또한 실용성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살려줬다.

마을 주민들은 2차례의 환경교육과 4차례의 정화활동에 평균 43명이 참여하는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교육을 통해 오염원을 저감시키는 방법을 배웠고, 도랑을 오염시키면 그 피해가 스스로에게 돌아온다는 사실도 알 수 있게 됐다.

예산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화성면의 수정천도랑은 무한천을 통해 예당호로 유입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농업용저수지인 예당호는 곳곳에서 유입되는 오염수로 날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수정천 도랑을 비롯해 다수의 예당호 유입 하천들이 충남도의 도랑살리기운동 대상지로 선정돼 맑은 물을 되찾고 있다.

이 때문에 예당호의 수질도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과 11개월간의 주민참여형 도랑살리기 운동으로 화성면 수정리 새터마을의 도랑은 맑은 물을 되찾았고, 누구나 쉬어가고 싶은 장소가 됐다.

주만들은 스스로가 도랑을 복원시켰다는 자부심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도랑지킴이인 서용집 마을 이장은 “주민 스스로가 직접 참여하는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맑은 물을 되찾은 것은 물론 마을 공동체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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