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은 물론이고 전국에서도 가장 빠르게 산업화가 이루어지는 곳 당진.
산업화와 더불어 전통적인 농업 지역이던 당진은 공업도시로 성장해가고 있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도시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당진지역에서 정미면, 순성면과 더불어 해안가와 접해있지 않은 면천면은 개발도, 사업화도, 도시화도 남의 이야기이다.
전형적인 농촌마을 형태의 취락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율사리도 마찬가지이다.
당진대전고속도로 면천휴게소 뒤편에 자리 잡은 율사리는 야산과 전답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평온한 마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농촌마을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누구나 접근해 물에 발 담글 수 있는 도랑이 있었지만 오랜 세월 방치하며 물은 더러워졌고, 잡목과 잡풀이 우거져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주민들은 도랑을 살려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고 마침 충남도와 당진시가 공모를 통해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겠다고 하자 공모에 응했고 최종 대상지로 선정됐다.
불무골도랑이라고 이름 붙여진 율사리 도랑의 정비 대상은 모두 400m.
관에서 지원받은 3000만 원의 사업비로 중장비를 동원한 토목공사를 비롯해 주민 교육부터 시작해 실천다짐 결의대회, 간담회, 마을 안내판 설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해결했다.
각 단계마다 마을 주민들은 공동으로 참여해 스스로 도랑 주변을 정비하는 일에 나섰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한 번 공동 작업을 하고 나면 도랑 주변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다.
도랑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은 자신들이 참여하는 사업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
마을 통과 구간에서 걷어낸 퇴적물은 모두 2톤으로 퇴적물을 걷어내고 나니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수질 정화 작용이 탁월한 미나리를 도랑에 심었더니 수질은 월등히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미나리는 주민들의 공동 소득원이 됐다. 도랑 살리기 사업을 통해 율사리는 면천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로 거듭나게 됐다.
더불어 환경의식이 가장 뛰어난 마을이 됐다.
이 마을 도랑지킴이 유병만 대표는 “충남 전역에서 많은 마을들이 도랑 살리기에 참여했지만 우리 율사리 야말로 가장 모범적인 주민 참여가 이루어진 마을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높아진 주민 의식을 앞세워 도랑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