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도랑의 변신…주민 웃음꽃


홍성 어느 지역에서나 우사와 돈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축산과 관련된 각종 시설도 쉽게 눈에 띈다.
축산업이 발달되면서 소득은 늘었을지 모르지만 환경이 파괴되며 주민들의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황경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악취와 수질 및 토양 오염이다.
수질 오염은 도랑부터 시작해 하천까지 확산됐고, 급기야는 홍성일대 하천이 유입되는 간월호 전체가 심각한 오염에 빠지게 됐다.
홍성군과 충남도가 각종 사업을 통해 간월호 수질을 살려내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고, 도랑 살리기 운동도 그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홍성군 관내 많은 읍면 가운데도 구항면은 축산업이 특히 발달된 곳이다.
홍성읍과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고,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와 국도 인접거리에 지나고 있어 어려 모로 환경에 불리한 조건을 갖췄다.
주민들은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자는데 의견일치를 봤다.
그래서 심각한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마을 관통 200m 구간의 도랑을 먼저 회복하자고 결정했다.
2013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황곡마을은 도와 군으로부터 각 800만 원씩 모두 16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고, 이 돈으로 도랑을 살려내기로 했다.
사업 착수 전 수차례에 걸쳐 주민 대상 홍보와 교육이 이루어졌고, 주민들의 의식이 바뀐 후부터 모든 일은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도랑 살리기 사업을 통해 마을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아산지역 모범마을 세 곳을 직접 시찰을 다녀오기도 했다.
중장비를 동원해 조경석을 쌓고 대단위 준설을 하는 등의 작업을 하지 않았다.
다만 모든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도랑의 오염물질을 걷어내고 수생식물을 심어 수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한 번 도랑 주변을 청소할 때마다 30명 넘는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적극적으로 정화활동에 나섰다.
도랑을 살리면 와룡천이 살고 나아가 간월호가 살아난다는 확신을 갖고 주민들은 도랑 살리기 운동에 동참했다.
불과 200m 구간의 도랑을 정비했을 뿐인데 마을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었고, 주민들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꽃을 많이 심었더니 도랑 주변은 마을 주민들의 모임장소가 됐다.
이 마을 강석희 도랑 지킴이는 “많지 않은 비용을 들여 도랑을 정비하고 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도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청소하고 정비해서 도랑의 생명력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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