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탐색시스템 개발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인 ‘슈퍼지구’를 찾는 연구가 국내에서도 본격 착수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구형 외계행성을 탐색할 수 있는 ‘한국마이크로렌즈망원경네트워크(KMTNet)을 개발, 설치와 시험관측을 마치고 본격적인 연구관측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천문연은 남반구의 칠레와 남아공, 호주에 각각 지름 1.6m 광시야 망원경과 3.4억 화소 모자이크 CCD 카메라로 이뤄진 외계행성 탐색시스템인 KMTNet을 완성했다. 남반구 밤하늘을 24시간 연속관측할 수 있는 광시야 관측시스템을 갖춘 건 KMTNet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현대 천문학의 최대 화두는 외계행성의 존재와 외계생명체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지상과 우주에 최첨단 천체관측장비를 설치해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천문연도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외계행성을 발견하기 위해 2009년부터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한 외계행성 탐색에 최적화된 KMTNet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KMTNet 망원경은 직경 1.6m 반사경과 보정렌즈 4장으로 이뤄졌으며 광시야 탐색관측 장비 중 세계 최대급이다. 망원경에는 4장의 CCD를 모자이크로 붙여 가로·세로 각각 20㎝, 3.4억 화소를 가진 세계 최대급 CCD 검출기가 장착됐다. 보름달 16개에 해당되는 면적의 밤하늘에서 수천만 개 이상의 별 신호를 한 번에 기록할 수 있다.
KMTNet이 설치된 남반구 관측소는 세계에서 관측 여건이 가장 좋은 천문대들로 남위 30도 근처에서 일정한 경도 간격으로 위치하기 때문에 날씨가 좋으면 남반구 밤하늘을 끊임없이 24시간 이상 연속으로 관측할 수 있다.
KMTNet의 주 관측영역은 우리은하 중심부에 해당하는 궁수자리 근처의 4°×4°영역으로 남반구에서 잘 관측된다. 여기에 속한 수억 개의 별을 10분 간격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중력렌즈 현상이 발생하는 별을 통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외계행성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중력렌즈 방법으로 발견된 외계행성은 39개로 이 중 32개를 국내 과학자들이 포함된 연구그룹이 발견했다. KMTNet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매년 100개 이상의 행성을 새로 발견할 것으로 천문연은 기대하고 있다.
천문연 관계자는 “지구 정도의 질량을 가진 행성을 연간 2개 이상 발견하는 것은 물론 모성 없이 혼자 떠돌아다니는 특이한 행성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KMTNet을 통해 현대 천문학의 핵심 주제인 외계행성 분야 연구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