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뛰어넘는 뜨거운 열정과 연륜의 만남

영화 ‘인턴’은 경험 많은 70세 노인이 한 의류회사 인턴으로 고용되면서 시작된다.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하는 이 영화는 창업 1년 반 만에 220명의 직원을 둘 만큼 짧은 기간 성공에 이른 CEO(최고경영자) 줄스 오스틴이 70세 노인 인턴 벤 휘태커의 사수를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인생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라는 문장부터 떠오른다. 노인이 직장에서 은퇴 후 재취업하는 모습을 그려서 일까? 70세 노인이 나이와 맞지 않는 의류 회사에 인턴으로 채용됐기 때문일까? 아마 이 영화는 영화줄거리에서 주는 따뜻함과 잡음이 일어날 만한 신구세대 간의 이야기를 담아 관람객들의 호평을 이끌었으리라 자신한다.

 

70세 인턴 벤은 30세 CEO 줄스와 함께 일을 하며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전한다. 영화 속 벤의 웃음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의 선한 얼굴 때문이 아니다. 삶의 지혜가 영화에서 고스란히 전해져서다. 직장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은 벤은 연애부터 회사 일까지 만능박사로 통한다. 오랜 경험들을 바탕으로 벤에게 주어지는 어려운 질문들은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든다.

줄스 회사의 투자가들이 노련한 외부 CEO를 회사 경영에 참여시키고자 하면서 줄스는 CEO들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벤은 줄스에게 인턴이 아닌 ‘멘토’가 되어간다. 가슴 아픈 가정사부터 CEO와의 면담까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벤은 줄스의 둘도 없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간다.

진정한 멘토를 갈구하는 이들에게 오아시스를 선물하는 이 영화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의 생각은 다르다는 일련의 공식을 깨뜨린 것이다. 영화를 본 20~30대 젊은 층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도 벤과 같은 인생의 선배가 갖고 싶다’, ‘늙는다면 벤 처럼’ 왜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나온 것일까. 눈과 귀를 막고 젊은이를 가르치려고만 하는 어른이 아닌 함께 고민하고 자신의 일처럼 나서는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인턴은 젊은층뿐만 아니라 재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은퇴세대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남긴다.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이 영화는 은퇴세대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서다. 은퇴세대와 젊은 층이 공존할 수 있는 정답지를 가르쳐 주는 셈이다. 또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은퇴세대의 재취업에도 일정 부문 기여했으리라 생각한다.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깊은 생각이 젊은이의 열정과 맞물려 조직의 성공을 극대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각자의 인생을 곱씹어 보며 영화 인턴과 연관시킨다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강한 메시지가 남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관람객의 엄지를 치켜세운 인턴, 그 이야기를 직접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방원기 기자 b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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