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버스기사 임금 전국 3위
처우 개선 비해 친절도 개선 '글쎄'
#. A 씨는 지난 1일 604번과 107번, 605번 등의 노선 버스를 총 5차례 이용했다. 이중 시내버스 기사가 반갑게 먼저 인사해 준 경우는 없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A 씨가 인사를 건네자 기사가 받아준 2차례였다. 나머지 3차례는 승객이 먼저 인사를 건네도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한 버스 기사의 경우는 운전 중 다른 승용차와 마찰을 빚고 급출발, 급정지 등을 반복해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B 씨는 지난 2일 620번 버스를 하루 동안 5차례나 이용했다. 이중 고맙게도 시내버스 기사가 먼저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해 준 경우는 4차례나 됐고, B 씨의 인사를 받아준 경우가 1차례였다. 5차례 중 1차례는 정차문제로 시민들이 작은 불편을 겪었다.
#. C 씨는 지난 5일 108번과 514번을 하루 4차례 이용했다. 이중 시내버스기사가 이용객들에게 먼저 환하게 웃으며 “좋은 하루 되세요”, “안녕하세요”식의 반갑게 인사해준 경우는 3차례였고, 1차례는 먼저 인사를 건네니 인사에 응했다. 고맙게도 4차례 탑승 모두에서 급정차와 급출발은 없었다.
시민의 발이 돼주는 시내버스. 대전의 시내버스가 준공영제를 맞이한 지 10년이 지났다. 준공영제 도입 후 버스기사들에 대한 처우는 점차적으로 개선됐다. 버스기사들의 달라진 처우만큼 시내버스의 서비스도 달라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올시다’이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전시가 다양한 정책을 펼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내버스 기사들의 달라진 처우에 비해 시민들이 느끼는 서비스는 부족하다는 게 승객들의 체감지수다.
13일 버스노조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중 대전시 버스기사의 평균임금은 337만 원으로 서울 358만 원, 부산 341만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고, 내년에는 각 호봉별 시급 대비 3.65% 인상된다.
버스기사들의 임금이 높고 인상되는 점은 종사자 입장에서 좋은 일이나 그에 걸맞은 서비스 개선에 있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준공영제 이후 시는 친절하고 안전한 대전만의 버스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버스 기사의 승객탑승 시 인사 잘하기, 버스 전용 정차구역에 정차하기, 불법 주정차 하지 않기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쉽게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직장인 이준형(42) 씨는 “집에서 직장까지 바로 가는 노선이 있어 출퇴근 시 514번을 이용하고 있다”며 “준공영제 이후 버스기사들의 임금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지만 개선된 버스기사들의 처우에 비해 서비스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특히 급출발, 급정지가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시는 지상파일럿 선포 등 버스기사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고취시키면서 다양한 정책을 펼쳐 서비스 개선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시내버스 운전기사 인사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오랜 습관 때문인지 기대보다 미흡한 실정인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차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버스기사들의 달라진 처우만큼이나 앞으로 버스기사들의 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기대를 밝혔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